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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68-마가목, 열매 안 밖에 별무늬 뜨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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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68-마가목, 열매 안 밖에 별무늬 뜨다

futureopener 2017. 1. 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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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 열매


 
   

가을 날 마가목(馬加木) 아래를 걷는다. 푸른 하늘을 천정삼아 빨간 열매가 샹들리에(chandelier) 등(燈)처럼 뽐낸다.

  
   

혹여 바닥에 떨어지거나 손닿는 높이의 열매를 자세히 보면 별무늬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의 별들이 마가목 열매의 별무늬를 본뜬 것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똑 같다.

이런 별무늬는 열매 안에도 있다. 덜 익은 녹색 열매를 가로(橫)로 자르면 별무늬가 나타난다. 씨와 열매살이 그려낸 작품이다.

마가목(Sorbus commixta Hedl.)은 봄에 새싹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돋아난다고 해서 부른 마아목(馬牙木)이 변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호두나무 잎을 닮은 꽃피는 나무라 하여 화추(花楸)라 한다. 한약명이나 한자명으로는 석남등(石南藤), 남등(南藤), 정공등(丁公藤), 산화추(山花楸), 백화화추(百花花楸) 등 다양하다.

껍질과 열매는 가래, 기침, 천식치료의 한약제로 한 몫 한다.

  
 

 꽃

 


꽃은 5~6월에 피며, 희다. 복산방꽃차례(復繖房花序, 겹편평꽃차례)로 줄기에서 나온 1차 꽃대는 2~8㎝, 2~4차는 0.5~3㎝, 마지막 1개 꽃을 달고 있는 꽃자루는 3~6㎜다. 이런 꽃차례 때문에 1개 꽃의 지름은 1㎝정도로 작지만, 수십 송이가 모여 피어 멀리서도 아름답게 보인다.







열매는 둥글거나 둥근꼴 타원형이며 위 끝은 별을 1개 박아놓은 모습이다. 열매자루는 3~6㎜로 짧고 갈색이나 검은 반점을 갖고 있다.

열매크기는 지름이 5~10㎜이고 둥근꼴 타원형의 경우는 길이가 지름보다 0.5~1.5㎜정도 길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고 노란색으로 변한다.

익을수록 주황 내지 주홍색으로 변하고 완전히 익으면 빨강이 된다. 완전히 익은 열매를 따서 오래 두면 겉이 쭈글쭈글하게 되며 색은 다시 빨강이 퇴색하여 황백색에 가깝게 된다.

싱싱한 익은 열매는 광택이 조금 있으나 마르면 없다. 겉은 매끄럽다. 대부분 물에 뜨나 오래두면 가라앉는 것도 있다.

  
   

덜 익은 열매는 잘 으깨지지 않으나 완전히 익으면 물러져 살짝 눌러도 껍질이 터지며 즙과 함께 씨가 삐져나온다. 익어도 열매는 벌어지지 않는다.

열매껍질은 얇고 열매살은 아주 적다. 맛은 약간 시고 쓰고 떫다. 떫은맛은 학명의 속명인 Sorbus가 캘트어의 떫다는 Sorb에서 유래된 것을 뒷받침한다.


                                                                                  덜 익은 열매 횡단면

                                                              

열매에는 보통 3~6개의 씨가 들어 있으나 적게는 2개, 많게는 10개까지 들어 있다. 열매 안에 씨는 넓고 둥그런 쪽이 위로, 좁고 뾰족한 쪽이 아래로 들어 있다. 거꾸로 서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왜 씨는 넘어지지 않을까?

이유는 이렇다. 열매 안은 열매축을 중심으로 5개의 칸(방)으로 나누어져 있고, 1개 칸에 2개의 씨가 들어 있다. 그리고 열매 위 끝의 별무늬 아래로 길이 3~4㎜의 송곳 같은 뾰족한 돌기가 안으로 내려와 있어 씨와 씨 사이에 박혀 씨를 고정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씨는 공간이 아닌 열매살 속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열매 속에 씨가 이렇게 질서정연하게 들어 있어, 10개의 씨가 다 들어 있는 덜 익은 열매를 옆으로 자르면(橫斷) 아름다운 별무늬가 나타난다.

그러나 열매가 완전히 익으면 칸 막은 물러져 열매살과 함께 즙처럼 되면서 별무늬는 사라진다. 때문에 열매껍질만 찢어지면 씨가 쉽게 밖으로 빠져나온다.

  
   

씨는 거꾸로 세운 달걀(倒卵)을 세로로 세워 4~8등분 한 모양이다. 위는 넓고 둥글며 아래는 좁고 새 부리처럼 뾰족하다. 뾰족한 능선 부위에 노란 무늬가 세로로 나 있다. 바깥 등(背)은 약간 볼록하고, 안쪽 2면(面)은 편평하다.

씨의 크기는 길이 3~5㎜, 너비 1.5~2.5㎜, 두께 1.0~1.5㎜이다. 색깔은 초기에는 흰색이며 익으면 갈색이나 검은 색에 가깝다.

열매에서 바로 빼낸 씨는 광택이 조금 있으나 마르면 없어지며 겉은 매끄럽다. 물에 담그면 가라앉는다.

씨껍질은 0.2㎜정도이다. 알갱이는 희고 2조각으로 잘 갈라진다.


                                                                                                 씨


가을엔 잊지 말고 마가목 아래를 걸어보라. 단풍은 불꽃같아 손을 대면 데일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뿐인가? 단풍이 다 지고 난 헐벗은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는 빨간 보석을 뿌려놓거나 걸어놓은 듯하다.

겨울이면 더 좋다. 하늘은 차가움이 어려 가을보다 더 맑게 보인다. 유리처럼 투명해 보이는 겨울하늘 아래서 빨간 열매들이 보석놀음을 하는 듯하다.

열매의 빨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다른 나무 열매가 질투를 할까 걱정할지 모른다. 그러나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들은 그런 일은 아랑곳 하지 않고 끝에 검은 별을 하나씩 달고 더욱 아름다운 여유를 부린다.

그러면서도 지나친 자만(自慢)은 해로운 줄도 아는가 보다. 별 가운데에 작은 구멍 한 개 만들고, 거기에 짧은 까무잡잡한 털을 여러 개 담고 있어 번들거림을 줄여주는 대신 약간의 투박함을 더해 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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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박사 유 기 열(Dr Ki Yull Yu, 劉 璣 烈)
GLG자문관(Consultant of Gerson Lehrman Group)
시인(Poet)
전 르완다대학교 농대 교수, '유기열의 르완다' 연재
e-mail : yukiyull@hanmail.net
Blog : http://blog.daum.net/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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