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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행복의 샘 Spring of Hope & Happiness
행운목(Dracaena fragrans) 줄기를 꺾어 물에 담가 놓았더니 아래서는 뿌리가 자라고 위에서는 꽃이 피었다. 꽃이 시든 뒤 그 줄기를 화분에 심었더니 꽃대축(Rachis)이 나온 부위에서 새순이 나와 자랐다. 이보다 더 강인한 생존력을 가진 식물이 또 있을까? 그뿐 아니다. 행운목은 줄기를 잘라내고 남은 밑동에서는 새싹이 돋아나고 뿌리에서는 새 순이 나왔다. 새순이 어린 식물로 자람에 따라 새싹은 스스로 말라 죽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새싹과 새순 둘 다 키우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을까? 더 나아가 어떻게 욕심 부리지 않고 분수에 맞게 줄기의 새싹을 버리고 뿌리의 새순 만을 현명하게 선택하여 잘 키울 수 있을까? 후대를 잇는 기교와 지혜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행운목(Fortune plant, ..
은대난초 잘 익은 씨는 해변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만큼이나 어려웠다. 씨는 길이1㎜도 안 되는 먼지 같아 만지면 손가락에 가루처럼 묻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씨는 얇디얇은 반투명 미농지(美濃紙) 같은 껍질(날개) 안에 검은 알갱이가 들어있는 타원형이다. 1개 열매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씨가 들어있다. 나는 2010년8월에 처음 은대난초 씨를 직접 보았다. 그 뒤 2011. 2012년에도 은대난초 씨를 확인했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은대난초 자체를 보기 어렵고, 둘째, 열매는 그런대로 잘 맺히나 익은 것이 많지 않으며, 셋째, 외관상 익은 열매로 보여도 열매를 쪼개어 보면 속이 텅 비어 있고, 있는 씨는 썩고 벌레가 먹어 문드러져 있다. 넷째, 설령 성한..
은대난초 열매는 위아래가 좁은 육모방망이를 닮았다. 6각 기둥이지만 익으면 높게 솟은 3곳의 모서리(稜角)만 벌어져 3조각이 된다. 그 이유는 나머지 얕게 솟은 3곳의 모서리는 열매 면(面)의 맥(脈)으로 껍질과 한 살이기 때문이다. 은대난초 열매를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열매차례와 숙기(熟期): 열매는 그런대로 잘 맺힌다. 6~7월에 맺히고 8~9월이 되면 다 커서 겉으로는 다 익은 듯 보인다. 그러나 익는 기간이 길어 10월쯤에 완전히 익는 것으로 보인다. 11월 이후엔 외관상 변화도 거의 없다. 일부 열매는 이듬해 2~3월이 되어도 벌어지지 않고 그대로 달려 있기도 한다. 그러나 성하고 잘 익은 열매 찾기는 어렵다. 열매자루는 없으며 5~15㎝의 사각형 이삭줄기를 올라가며 어긋나 달..
“아! 저게 뭐지? 꽃이다!” 가던 숲속 길을 멈추고 하얀 꽃에 다가갔다. 자세히 보니 은대난초꽃이었다. 5월의 신록과 대비되어 하얀 꽃이 더욱 귀엽고 매혹적이었다. 숲에 사는 자생란(自生蘭)이라 그런지 볼수록 깜찍하고 정겨웠다. 은대난초는 난과(Orchidaceae)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Cephalanthera longibracteata Blume다. 한글이름 은대난초는 잎이 댓잎을 닮은 난초라는 데서 유래되었단다. 실제로 은대난초 잎은 세로 맥이 뚜렷하고 억세어 댓잎 같다. 다른 한글이름으로는 은대난, 댓잎은난초가 있다. 일본명은 サササバギソソラソ(笹葉銀蘭)로 조릿대를 닮은 은난초라는 뜻이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영어이름이 없는 것은 은대난초의 원산지(분포지)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한국..
벤자민고무나무 꽃은 동그랗게 안으로 말린 꽃차례에 수백 개가 빼곡하게 들어 있어 그냥은 보기 어렵다. 콩알 같은 꽃차례를 잘라야 꽃을 볼 수 있다. 콩알 모양의 녹색 꽃차례는 꽃이 수정되어 익어 감에 따라 노랑이나 오렌지로 변하고 더 익으면 붉거나 검붉은 색이 되고 완전히 익으면 검거나 짙은 흑갈색이 된다. 잘 익은 콩알 모양의 꽃차례를 자르면 수백 개의 열매를 볼 수 있다. 열매는 아래쪽이 좁게 삐져나온 좁쌀 같고 길이1~2mm다. 얇디얇은 미농지(美濃紙) 같은 껍질에 싸여있다. 씨는 동그랗고 지름은 1mm이하다. ▴꽃: 벤자민고무나무는 암수한그루(Monoecious)며, 분명 꽃이 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벤자민고무나무는 꽃이 없다거나 보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벤자민고무나무에서 꽃을 보려고 ..
벤자민고무나무는 생육환경에 따라 외모가 천지만큼 다르다. 화분에 심어 기르는 관상용은 1~2m의 작은 나무로 기근(氣根)이 거의 없지만 노지에서는 10~30m의 노거수(老巨樹)로 자라며 수백수천 개의 길 다란 기근(Aerial root)이 치렁치렁 매달려있다. 외관만 보면 같은 식물 종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전혀 딴 식물 같다. 벤자민고무나무는 뽕나무과(Moraceae)의 열대상록수로 학명은 Ficus benjamina, 영명은 weeping fig, benjamin fig, Ficus tree다. 태국 방콕시나무(市木)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인 한글명은 없으나 벤자민고무나무로 널리 불러지고 있다. ▴형태와 몸통: 벤자민고무나무는 한국에서는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관상용으로 주로 키운다. 하지만 열대지..
대부분의 열매는 씨를 빼내고 먹는다. 그러나 용과(龍果)는 씨랑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씨랑 먹어도 이질감이나 불편함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맛이 더 좋고 몸에 이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백 개의 깨알 같은 작은 씨가 열매살(果肉) 전체에 골고루 박혀 있어 씨를 빼내고 먹기가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용과는 선인장과(Cactaceae, 仙人掌科)의 덩굴성 다육식물이다. 학명은 Selenicereus undatus, 영명은 Dragon Fruit, Pitaya, Pitahaya이며, 베트남명은 thanh long이다. 속명 Selenicereus는 달을 뜻하는 그리스어 selene에서, 종명 undatus는 등골의 물결모양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 속명은 예전엔 삼각주선인장속 Hylocereus였..
나뭇잎은 거의가 녹색이다. 그런데 흰잎세이지 잎은 하얗다. 하여 그 사이를 걸으면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 든다. 꽃은 빨갛고 열매는 익으면 벌어진다. 씨는 작아 티끌 같다. 흰잎세이지는 현삼과(Scrophulariaceae,玄蔘科) 식물로 학명은 Leucophyllum frutescens이며 동의어로 Terania frutescene가 있다. 속명은 흰 잎을 뜻하는 라틴어, 종명은 관목 같다(shrub-like)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명은 (Texas) barometer bush, purple sage, wild lilac, (Texas) silver-leaf, Texas ranger (sage), cenizo, ash bush 등이 있다. 영명에 Texas가 유난히 많이 붙은 것은 이..
파고다꽃(탑꽃)은 수술 꽃가루의 높은 불임률 때문에 열매를 맺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8~2019년 베트남에서 나는 파고다 꽃의 열매와 씨를 아주 어렵게 발견했다. 열매는 지름이 4~7mm의 작은 콩알처럼 둥글고 열매에는 1개의 씨가 들어 있다. 신선한 열매는 연푸른 구슬처럼 고우나 마르면 흑갈색으로 겉이 살짝 쭈글쭈글하다. 씨 알갱이는 희다. 파고다꽃은 꿀풀과(Lamiaceae, Labiatae, 옛날엔 마편초과)식물로 학명은 Clerodendrum paniculatum L., 영명은 pagoda flower이며 동의어는 Clerodendrum pyramidale Andrews 등 8개나 된다. ▴한국명: 공식적인 한글명은 없다. 꽃차례가 탑 모양처럼 보여 영어로 널리 pagoda f..
그라비올라 과일을 으깨면 크림(Cream)보다 더 크림 같다. 맛은 딸기와 사과를 섞어놓은 듯 일품이다. 그러나 숙성이 덜 된 과일은 솜털을 설탕 즙에 버무려놓은 듯 맛이 안 좋다. 씨는 길이1.2~2.0cm의 도톰한 타원형이다. 그라비올라는 포포나무과(Annonaceae)의 열대활엽수로 학명은 Annona muricata, 영명은 Soursop, Graviola(포르투갈어에서 유래), Guanabana(스페인어에서 유래), 베트남명은 mãng cầu xiêm이다. 공식적인 한글명은 아직 없으나 그라비올라 또는 가시여지로 불러지고 있다. 그라비올라 나무는 보지 못해서 직접 본 열매와 씨에 대해서만 쓴다. ▴열매: 열매는 둥글고 긴 타원형 또는 긴 달걀형이다. 겉은 가시 같은 것이 많이 나 우둘투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