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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66] 덩굴닭의장풀..하루살이 꽃, 사랑받을만큼 아름다워 본문
-씨는 제주 하루방 코 닮음
덩굴닭의장풀 꽃
덩굴닭의장풀 꽃은 하루만 산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오므라들어 다음날 아침이면 진다. 하루 산다지만 연애할 시간은 낮뿐이다. 길어야 12시간이다. 이 짧은 시간에 사랑하지 않으면 대를 이어 종족을 보존하기 어렵다. 덩굴닭의장풀은 이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꽃을 최대한 아름답게 피워 벌레를 유혹한다. 곤충이 사람 못지않게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것을 이 꽃은 어찌 알았을까? 이 꽃은 하루라는 짧은 시간 살지만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찾아오는 벌레들의 도움으로 거뜬히 꽃가루받이를 한다. 아직 덩굴닭의장풀이 꽃가루받이를 못하여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없는 것을 보면 사랑(생존)전략은 성공한 셈이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예뻐야 하는 건 마찬가진 모양이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지나치게 아름다움만 탐하는 것이 걱정도 된다. 덩굴닭의장풀(Streptolirion volubile Edgew)은 닭의장풀과 다르게 덩굴성이어서 지어진 이름이다. 잎은 반질반질하고 하트 모양으로 보기 좋다. 줄기의 마디가 있는 잎겨드랑이와 줄기 끝에서 가지가 나온다. 가지 끝에는 잎이 한 개 달리고 그 잎 위로 꽃대가 나온다. 그러나 생육이 왕성한 것은 줄기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가지의 마디가 있는 잎겨드랑이에서 2차 가지가 나와 끝에 잎을 1개 만들고 그 위로 꽃대가 나오기도 한다. 꽃대는 초기에는 희어 꽃처럼 보이나 열매가 익을 무렵엔 녹색이 된다. 꽃대에는 1~2㎝의 간격으로 1~3개의 작은 꽃대가 나온다. 작은 꽃대에는 1~3개의 꽃이 피고 꽃자루는 5㎜이하로 짧다. 그러니까 한 줄기에 많을 때는 수 십 송이 꽃이 핀다. 꽃은 꽃부리(花冠)의 지름이 1cm도 안되게 작지만, 꽃받침, 꽃잎, 암술, 수술이 다 있는 갖춘꽃이다. 꽃받침은 3개이며 열매가 달리면 열매의 능각을 받쳐준다. 모양은 넓은 선형이며 크기는 길이 5~7㎜, 너비 1.0~1.5㎜, 두께 0.05㎜정도다. 꽃잎은 실모양의 선형으로 끝이 뒤로 젖혀지거나 휘어진다. 크기는 꽃받침과 길이는 비슷하나 너비가 좁다. 꽃잎과 꽃받침은 대부분 흰색이나 부분적으로 연분홍색도 띤다. 암술은 1개이며 희고 수술과 길이가 같거나 약간 길고 암술머리는 뭉뚝하거나 둥글다. 수술은 6개이며 길이가 같지 않다. 수술대는 희고 노란색의 꼬불꼬불한 실 같은 털이 많이 나 있다. 수술대에 노란 털이 많은 것은 나름대로 아름답게 보여 곤충을 많이 불러 모아 꽃가루받이를 돕기 위한 수단이다. 꽃밥은 노랗고 터지면 양끝이 위로 올라가고 가운데가 들어가 짧고 넓적한 활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습이다. 꽃싸개(苞)도 1개 있다. 모양은 긴 타원형이나 선형이다. 크기는 길이 15~20㎜, 너비 10~18㎜, 두께 0.2㎜정도다. 열매는 위 끝이 좁고 뾰족하며 아래가 넓은 세모뿔이다. 3개의 능각, 3개의 면이 있고, 각 면 가운데에 얕은 세로 골이 있다. 위 끝에 길이 2~3㎜의 갈색 실 같은 암술대가 붙어 있기도 하다. 색은 초기에는 연한 녹색이며 익어 마르면 갈색, 흑갈색, 회갈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높이) 10~18㎜, 각 변의 너비 5~7㎜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싱싱할 때는 매끄럽게 보이나 그물 같은 잔주름이 있다. 물에 뜬다. 열매는 익으면 껍질의 능각이 벌어져 3조각이 된다. 벌어지면 각 면의 가운데 있는 골 부위가 안으로 막을 만들어 뼈처럼 들어난다. 이 막이 솟아 조각을 2개의 방으로 나눈다. 각 조각에는 2개의 씨가 1열로 들어 있다. 따라서 완전히 잘 익으면 1개 열매에 6개의 씨가 들어 있어야 하나 대부분은 이보다 적다. 녹색 껍질은 부드럽고 두께는 0.3㎜정도이나 익어 마르면 뻣뻣하고 두께는 0.1㎜정도다. 씨는 도톰한 좁은 혀 모양이다. 어떻게 보면 모서리가 무딘 도톰한 네모꼴 같기도 하다. 색은 초기에는 흰색이고 연한 누런 갈색을 거쳐 암회색, 검은 색이 된다. 초기의 흰색 씨는 공기 중에 놓아두면 약간 붉은 빛이나 연한 갈색으로 변한다. 크기는 길이 2.5~5.0㎜, 너비 2.5~3.5㎜, 두께 2.0~2.5㎜다. 광택은 없다. 겉은 초기의 흰색일 때는 연하고 부드러우며 매끄럽다. 익으면 제주의 하루방 코처럼 오돌토돌하다. 푸석푸석하게 보이고 겉이 성글어 물에 뜰 것으로 생각되지만 상상과는 달리 단단하며 물에 가라앉는다.
씨의 겉은 특이하다. 익은 씨는 등 쪽이나 옆에 1개의 움푹 들어간 작은 점이 있다. 이 들어간 점은 껍질 안쪽의 능각의 도드라진 부위에 끼어 씨를 고정해준다. 씨의 아래에 세로의 가는 골이 있는데, 이골은 껍질의 중앙에 올라온 막에 끼여 있었던 자국이다. 또 씨의 아래 면에 얕은 세로의 골 이외에 가로로 짧은 골이 있는데 이것 역시 열매껍질에 끼어 씨를 고정해준 자국이다. 씨 안의 알갱이는 희고 씨껍질은 분리가 잘 안 된다. 씨껍질은 0.05㎜정도로 얇다. 덩굴닭의장풀은 잎자루가 잎집(葉鞘)으로 변하여 줄기(가지)를 감싸고 씨가 하루방 코를 닮은 것은 닭의장풀과 비슷하다. 하지만 덩굴을 뻗는 것은 물론 잎, 꽃, 열매가 모두 닭의장풀과 전혀 다르다. 닭의장풀은 흔하나 덩굴닭의장풀은 귀하다. 번식능력 면에서 보면 덩굴닭의장풀이 닭의장풀 보다 한 수 아래 같다. 그래도 수술을 노란 털로 장식하고 꽃대와 꽃받침까지 꽃잎처럼 보이게 하여 아름다워질 줄 아는 지혜와 기교 앞에서는 고개가 숙여진다. 곤충인들 그런 아름다움을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그런 지혜와 노력 덕분에 사랑을 하여 만들어진 덩굴닭의장풀의 씨이기에 모양은 볼품없으나 귀한 대접을 받을만한 하다. 따라서 이런 씨에서 들꽃의 애절한 사랑과 새 생명을 볼 줄 알 아는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 ***** ***** ***** ***** ***** ***** ***** ***** ***** 유기열(Ki-Yull Yu Ph.D.) 농학박사 GLG자문관(Consultant Gerson Lehrman Group) 전 르완다 대학교 농대 교수 아프리카 르완다 KOICA 자문관 활동 시 '유기열의 르완다' 연재 e-mail : yukiyull@hanmail.net 블로그(Blog): http://blog.daum.net/yukiyull Facebook: http://www.facebook.com/yukiy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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