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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60- 큰꽃으아리..우표로 만든 꽃, 열매는 꼬리 긴 올챙이 본문
<꽃1> <꽃2>
큰꽃으아리는 우표로 만들어진 꽃 중 하나다. 1975년 5월 15일자로 체신부가 10원짜리 우표에 큰꽃으아리 꽃을 넣어 3백만 장을 발행하였다. 꽃은 4월 중순이후부터 6월 상순까지 핀다. 전체 지름이 5~12cm로 크며 아름답고 탐스럽기까지 하다. 여름날 숲길을 걷다가 진초록의 풀 위로 우산처럼 올라온 활짝 핀 흰색 또는 황백색의 아기손바닥만한 꽃을 보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와~! 으아~!’소리를 지르며 감탄한다. 여기서 큰꽃으아리로 불리게 됐단다. 덩굴식물이지만 겨울철에도 지상부가 남아 있고, 그 땅위 덩굴에 겨울눈이 있으며, 그 겨울눈에서 이듬해 싹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목본 식물이다.
그럴 땐 허풍스러움에 웃곤 한다. 이런 허풍 같은 자료는 글을 쓴 사람이 실제로 직접 보고, 조사하고, 느껴보지 않고 책상 앞에서 대충 어림잡아 쓴 탓이 아닐까?
암술은 밑의 씨방이 약간 녹색이며 도톰하며 씨방은 물론 암술대에 수십 개의 흰색 털이 빽빽이 달려 있다. 수술이 암술보다 길며 수술이 암술을 싸고 있다. 꽃받침과 꽃잎은 구분이 잘 안 된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 꽃잎처럼 변한 것이다. 이것은 5~9장이며 뒷면 가운데에는 녹색이 진하며 3개의 얕은 돋음선과 2개의 넓은 골이 긴 타원형으로 있다. 앞면 가운데는 뒷면의 녹색 부위와 같은 모양의 무늬가 있으며 얕고 가는 골이 3개, 2개의 넓은 도드라진 면이 있다. 꽃받침이 꽃잎처럼 변한 것은 곤충을 끌어들여 꽃가루받이를 돕기 위함이다.
꿀과 향기 대신에 몸 자체를 음식으로 주어 곤충을 불러 모으는 것을 보면 모성이 큰 꽃이다. 살점을 뜯겨가면서까지 자손을 만들어가는 큰꽃으아리보다 더 장엄하고 강열한 종족보존 의지가 어디 있는가? 일부 자료에 꽃잎이 퇴화한 흔적이 수술 밑에 남아 있다고 하나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암술과 수술이 여러 개이고 여러 개의 열매가 한 꽃송이에서 맺히는 것을 보면 분명 한 꽃송이로 보이는 꽃에는 여러 송이의 작은 꽃들이 있어야 마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꽃받침잎으로 보는 것은 포가 꽃잎처럼 변한 것이 더 맞을지 모른다. 아무튼 꽃잎은 없는 것 같다. 열매송이는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5~17cm 길이의 철사 같은 자루에 1개씩 달린다. 멀리서 보면 흰 머리를 풀어헤친 머리나 털이 너덜너덜한 솜뭉치 같다. 가까이서보면 긴 꼬리가 달린 검은 다이아몬드 형 알맹이 수십 개를 가운데 열매턱(果托)에 꽂아 만든 공처럼 생겼다. 보통 10~25개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날개 빠진 잠자리, 가오리 연, 꼬리가 긴 올챙이 같다. 어찌 보면 꼬리가 짧은 코프라 새끼 머리 같기도 하다. 머리알맹이 부분은 다이아몬드 모양이며, 거기에 긴 꼬리가 달린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으면 검거나 갈색이며 꼬리는 희거나 누런색이다. 전체 크기는 길이 3~5cm다. 꼬리를 뺀 알맹이는 길이 4~5㎜, 너비 3.5~4.5㎜, 두께 1.5~2.0㎜다. 광택은 없다. 겉에는 알맹이와 꼬리 부분 모두에 털이 많은 데 털은 누운 모습이나 완전히 마르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서 있다. 물에 뜬다. 열매는 햇살 아래서는 잠자리, 물속에서는 올챙이 되어 여행을 떠난다. 열매는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지 않는다. 껍질을 벗기면 벗겨지며 딱딱하고 두께는 0.05~0.1㎜다. 열매에는 1개 씨가 들어 있다.
씨껍질은 0.01㎜로 얇고 알갱이는 희다. 봄날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으나 독성이 있으므로 뜨거운 물에 데친 뒤 물에 우려내서 먹어야 한다.
비오는 날 물 웅덩이에 빠진 열매를 보면 꼬리가 너무 길어 잘 움직이지 못하는 올챙이 같아 측은하다. 풀 사이에 떨어진 열매는 겁먹은 코프라 새끼처럼 우습다. 나에게 이렇게 다양하게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 신에게 감사한다. ------------------------------------------------------------------------- [유기열 박사 프로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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