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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58 병꽃나무-잘못 알려진 씨의 날개, 나팔꽃나무가 더 어울려 본문
<꽃> <얼음 눈이 덮힌 열매>
사용하는 사람이 그 자료의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래서 요즘 인터넷상에 떠도는 자료의 상당부분이 잘 못된 채 방치되고 있다. 병꽃나무의 씨에 날개가 있다는 내용도 한 예(例)다. 몇 년간 병꽃나무 열매와 씨를 여러 지역에서 조사했는데도 씨에는 날개가 없었다. 그런데도 인터넷상의 자료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권위 있는 이창복 박사가 지은 대한식물도감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자료에도 씨에 날개가 있다고 되었다.
병꽃나무의 이름은 어떤 자료는 꽃이, 어떤 자료는 열매가, 어떤 자료는 꽃과 열매 모두가 병을 닮아서 붙였다고 되었다. 그러나 꽃과 열매 모두 병 모양과는 거리가 멀다.
꽃은 통꽃으로 끝이 얕게 5조각으로 갈라져 있다. 그 모습은 나팔이나 깔때기를 닮았다. 색은 초기에는 연한황백색이나 연한녹황색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붉은 빛이 나면서 연분홍을 거쳐 나중에는 붉은 색이 된다. 이 때문에 한 나무에 노랑, 분홍, 붉은 3색의 꽃이 같이 피어 있다. 꽃받침은 아래까지 5조각으로 갈라져 긴 피침처럼 생기고 겉에 잔털이 있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고 암술머리는 둥글다. 따라서 병꽃나무 보다는 나팔꽃나무가 훨씬 더 어울릴 것 같다. 겨울눈은 꽃과 잎이 같이 있는 혼합아(混合芽)다. 열매는 위 끝에 4~5㎜의 바늘이 달린 막대모양으로 옆에 2개의 이음선이 세로로 있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으면 갈색, 흑갈색이다. 크기는 길이(바늘포함) 1.5~3.5cm, 지름 2~3㎜다. 광택은 없으며 겉에 잔 솜털이 있다. 물에 뜨나 덜 익은 싱싱한 열매는 가라앉는다. 줄기나 가지에 마주난 겨울눈에서 잎과 꽃이 같이 나온다. 이때 작은 가지가 자라면서 보통 4~6개의 잎이 2~3쌍으로 마주 나며 열매 역시 이들 잎겨드랑이에 쌍을 이루어 십자마주나기로 달린다.
덜 익은 열매는 단단하고, 쪼개기가 힘들다. 그러나 익으면 이음선이 저절로 벌어져 2조각으로 갈라진다. 열매축의 날개가 각 조각의 안 쪽 가운데에 끼어 있고, 여기가 벌어지면서 씨가 나온다. 갈라진 조각은 안쪽이 희며 옆으로 퍼지고 끝이 뒤로 젖혀져 나무로 만든 꽃처럼 보인다. 열매 가운데는 열매축이 곧게 서서 있으며, 열매 축은 넓적한 선형으로 양쪽에 날개가 있다. 크기는 너비 0.8~1.0㎜, 두께 0.3~0.4㎜이나 날개 부위는 이보다 얇다. 열매껍질은 딱딱하고 단단하며 두께는 0.3~0.4㎜다. 열매에는 수십 개의 씨가 들어 있다. 열매가 벌어져도 씨가 다 빠지지 않고 일부는 겨울까지 들어 있다. 씨는 대체로 가는 막대를 비스듬히 자른 양끝이 비스듬한 토막모양이다. 씨 어디에도 날개는 없다. 색은 녹색열매 속에 들어 있는 것은 연한 갈색이며, 익으면 회색이나 회갈색, 갈색이다. 크기는 길이 0.8~1.4㎜, 지름 0.4~1.0㎜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매끄럽지 않다. 물에 뜬다.
병꽃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알려져 있다. 씨앗 발아도 잘 되고, 삽목 번식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전역 어디서나 잘 자라며 꽃도 아름답고 오래 피어 정원수로도 손색이 없다. 앞으로 정원 등에 많이 심어 우리 곁 가까이서 보다 많이 이 나무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 꽃에 걸맞게 이름을 나팔꽃나무로 했으면 한다. 활짝 핀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향기가 나는 나팔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한 가지 잘못된 내용 즉 씨에 날개가 있다는 것을 전문가들이 다시 검토하였으면 한다. 필자가 본 바로는 씨에 날개가 없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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