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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56-까마귀베개나무..세상에 가장 작은 무지개 베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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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56-까마귀베개나무..세상에 가장 작은 무지개 베개

futureopener 2012. 9. 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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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 of Rhamnella frangulioides(maxim.) Weberb. are colourful

due to the various colour depending on the maturity extense.

It is not certain a carrion crow sleeps laying her head on the these fruits.

But this plant was named because of an imagination

a carrion crow use this fruit as her pillow.  

 

 

새들은 잠을 어떻게 잘까? 두루미는 한 발을 깃털 속에 오그려 넣고 한 발로 서서 잔다. 온도 발산을 줄여 체온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피곤하면 앉아서 자기도 한다. 보통 새들은 둥지나 나뭇가지에 앉아 깃털을 최대한 세우며 목을 들여 넣어 공 모양을 하고 잔다. 역시 온기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누워서 베개를 베고 잠을 자는 새가 있을까? 아직 그런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 광경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왜 까마귀베개나무라는 나무가 있을까? 아마도 까마귀는 베개를 베고 잠을 자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까마귀밥나무 열매를 직접보고서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매가 다 커 바야 길이 1cm, 지름 7㎜도 안 되어 까마귀가 베고 자기엔 너무 작기 때문이다. 아마 참새가 베고 잔다면 그냥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오색 열매-익는 정도에 따라 색이 다르다
   
그런데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까마귀베개나무 열매는 싱싱할 때는 그렇지 않지만 익어 어느 정도 수분이 빠지면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 잘록하다. 그래서 까마귀가 베고 잘 수 있다는 상상과 함께 익으면 열매가 까마귀처럼 검어서 그랬을 것이다.

천천히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작고 앙증맞은 새들의 베개가 자꾸 상상된다. 그것도 녹색, 노랑, 검정, 빨강, 주황, 연한 흑청, 그늘 속에서 보면 어두운 파랑 등의 색색의 열매가 다 있어 마치 무지개 열매를 보는 듯하다. 열매보다는 씨를 보면 가운데가 약간 들어간 모습이 옛날 베고 자던 목침(나무베개)같다.

   
  어린 열매 횡단면
까마귀밥나무는 까마귀가 베고 자든 베지 않던 상관하지 않고 그저 지가 좋아서 까마귀를 위하여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작은 귀여운 무지개 베개를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그것도 모르고 까마귀는 베고 쉬기보다는 맛있다고 먹이로 먹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상은 이래서 살맛이 난다.

열매는 아래가 위보다 약간 굵은 긴원기둥 타원형이다. 위 끝에는 짧고 가는 침이 1개 있다. 이것은 익으면 대부분 떨어지고 그 자리는 곤충바늘 크기의 점이 있다. 익으면 열매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 잘록하기도 하다.

크기는 길이 8~10㎜, 지름 5.5~6.5㎜다. 녹색이나 노란 색일 때는 지름(굵기)이 작아 길게 보이나 검게 익으면 굵어져 통통하다. 색이 변할 수록 커지는데 길이는 초기와 크게 변하지 않고 굵기가 갑자기 커진다. 색은 녹색(초록)→노랑→주황→적자색→빨강→흑청→검정으로 변한다.

이런 색색의 열매가 한창일 때는 동시에 달려 멋스럽다. 긴 가지에 달린 열매의 모습은 마치 빨래 줄에 참새가 앉아 있는 듯하다. 광택이 약간 있다. 겉은 매끄러운 편이다.

색에 관계없이 물에 다 가라앉는다. 맛은 약간 단 맛이 나며 생콩 비린내가 다소 난다. 배고플 때는 먹어도 되지만 살이 너무 적어 과일로는 맞지 않다. 허나 새들은 좋아한다.

   
  씨
잎겨드랑이에서 열매자루가 나온다. 이 열매자루는 2갈래로 갈라지고, 다시 2갈래로 갈라진다. 이렇게 갈라진 열매자루에 각각 1개씩 열매가 달린다. 열매자루 길이는 1차 1~5㎜, 2, 3차는 각각 1~3㎜다. 열매 아래에는 꽃받침이 붙어 있다.

꽃받침은 얼핏 보면 원형 같으나 자세히 보면 5각형이다. 1개 가지에는 수십 개의 열매가 하늘을 보고 얼굴을 들고 있다. 바람 부는 날이면 흔들리는 잎 새를 보라. 무지개 색깔의 열매가 얼굴을 내밀고 아침 햇살에 빛나는 모습이 참 귀엽고 살갑기 그지없다.

열매는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지 않는다. 익지 않은 열매는 단단하여 손톱으로 쪼개면 껍질이 쪼개진다. 그러나 검게 익으면 말랑말랑해진다. 익은 열매를 누르면 껍질이 찢어지기보다 열매자루가 붙은 아래 부분이 터지며 노란 즙과 함께 씨가 나온다.

껍질 두께는 0.05㎜며 부드럽다. 열매에는 1개 씨가 들어 있다. 열매살은 아주 적고 열매가 어느 정도 마르면 열매살은 재리처럼 아주 끈적인다.

   
  씨 안의 배(胚)
씨는 긴원기둥 타원형이며 양 옆구리에 위에서 아래까지 가는 띠가 있다. 열매자루와 붙은 씨 아래는 가운데가 약간 패여서 2조각으로 갈라진 것처럼 보인다. 색은 연 노란색이나 흰색이다.

크기는 길이 6.5~7.5㎜, 지름 3~4㎜다. 광택은 없고 겉은 매끄럽지 않다. 물에 가라앉으나 검게 익지 않은 열매의 씨는 뜨는 것도 있다.

씨는 무척 단단하다. 씨껍질은 두께가 0.4~0.5㎜며 딱딱하다. 알갱이는 누런빛이 도는 흰색이다. 배유 안에 자루가 짧은 탁구채 모양의 초록색 배가 들어 있다. 배는 열매자루 쪽인 씨 아래에 탁구채 자루 모양이 위치하고 떡잎 부위가 위쪽에 위치한다.

배의 크기는 길이 4.5~5.5㎜, 너비 1.9~2.1㎜, 두께 1.4~1.6㎜다. 자루부분은 길이 1㎜정도다. 배(embryo)는 하나로 보이지만 조심스럽게 눌러보니 떡잎은 아주 정확하게 2장으로 갈라졌다. 그 모습은 씨가 발아하여 땅위로 올라온 새싹의 떡잎과 100% 똑같다.

보고, 만지고, 느끼고, 먹어보고도 잘 모르는 게 씨의 세계다. 하긴 다 알면 안 되는 거지. 다 알면 신비함이 없어지고, 신비함이 없어지는 순간 씨는 더 이상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허나 영원히 다 아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평생 씨를 벗 삼아 살면서 삶을 지루해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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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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