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행복의 샘 Spring of Hope & Happiness

유기열의 씨알여행 154- 함박꽃나무...새색시 볼에 찍은 "연지 같은 씨" 본문

스크랩(씨알여행 글 등)

유기열의 씨알여행 154- 함박꽃나무...새색시 볼에 찍은 "연지 같은 씨"

futureopener 2012. 8. 14. 15:30
SMALL

 Oyama Magnolia(Magnolia sieboidii) seems to be 

one of the most beautiful garden flowers

and is known  a national flower of North Korea.

A seed looks like  heart type.

It is red in case of having seed dress

and makes us to imagin a rogue mark at a bride's cheeks.

But being peeled out skin,its colour is black.

 

내가 가장 아름답게 본 함박꽃나무의 꽃은 20여 년 전 오대산 상암사 부근의 푸른 숲속에서 본 꽃이다. 도시 공원이나 일반 가정의 정원에서 피는 꽃과는 남달랐다.

꽃은 순백 그 자체였다. 세상 어디에 그보다 순수하고 순결해 보이는 흰색 꽃이 있으랴! 꽃의 크기에 비해 꽃자루는 길고 가늘다보니 꽃은 저절로 푸른 잎 사이로 휘어져 아래를 향했다. 흔들리는 녹색 잎 사이로 수시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숨이 멎을 뻔 했다.

은은한 미소 너머로 수줍음을 머금은 채 숨어 있는 곱디고운 산 색시를 만난 듯했기 때문이다. 잠시 아무 말 없이 물끄러미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신선이 따로 없었다. 묘한 기분에 젖었다. 조심히 아주 가만히 꽃잎에 손을 댔다. ‘아! 어찌 이리도 부드러울 수가!’ 절로 나온 독백이다. 부드러움에 전율이 느껴졌다.

더럽혀질까 미안하여 얼른 손을 뗐다. 그리고 가만히 오래 바라보았다. 곱기가 그지없었다. ‘백옥이 이보다 더 고울까? 아니 꽃 안의 꽃술은 왜 그리 아름다운지?

 함박나무 꽃-수술 꽃밥이 터지기 전
겉은 순수한데 안은 이리도 아름답다니! 향기는 왜 이리도 그윽할까? 예쁜 꽃은 향기가 없는 법이거늘 넌 어찌하여 아름다움에 더해 향기마저 가졌나? 선녀가 이럴까!’ 무엇에 홀린 듯 나도 모르게 중얼거려졌다.
함박꽃은 작약의 다른 이름이다. 작약 꽃을 함박꽃이라 부르는 것은 통나무를 파서 만든 함지박인 함박을 닮아 크기 때문이다. 함박꽃나무는 꽃이 함박꽃을 닮고 나무(작약은 풀이다.)에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함박꽃이 피는 나무란 뜻이다. 천녀화(天女花)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는 하늘의 여인처럼 생긴 꽃이라는 말일게다. 하지만 아직 난 하늘의 여자를 본 일이 없으니 함박꽃나무 꽃을 보고 하늘의 여인을 상상할 뿐이다.

북한의 국화이기도 한 이 꽃을 북한에서는 목란(木蘭)이라 부르기도 한다. 나무에 피는 난이란 뜻이니 꽃에 붙일 수 있는 최대의 찬사이기도 하다. 이 밖의 다른 이름으로는 함백이꽃, 산목련, 개목련, 대산연화(大山蓮花), 심산연화(深山蓮花)가 있다.

   덜 익은 열매
  꽃봉오리
꽃은 순백이며 꽃잎으로 변한 꽃받침 3장, 꽃잎 6장이다. 수술은 여러 개(약 50~100개)이며 수술대와 꽃밥의 길이가 비슷하다. 꽃잎 가운데 있는 기둥화한 꽃턱 밑에 무리지어 돌려붙는다. 초기에는 꽃턱기둥 밑에 모여 달라 붙어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떨어져 벌어진다.

색은 수술대나 꽃밥 모두 적자색이나 연한 자주색 또는 연분홍색이다. 꽃밥이 터지고 나면 꽃밥은 연분홍빛이 도는 흰색이 되지만 수술대 색은 그대로 유지되는 편이다. 암술은 둥근꼴 타원형인 꽃턱 기둥의 위쪽 겉에 여러 개가 일정한 가격으로 돌려가며 가시 털처럼 나 있다.

열매는 둥근꼴 타원형이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으면 적갈색이나 붉은색이 된다. 껍질이 벌어져 씨가 빠져나가면 흑갈색이나 암흑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 8~14㎜, 지름 5~7㎜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매끄럽지 않다. 싱싱한 이삭(여러 개 열매가 모인 열매송이)은 물에 가라앉으나 씨가 빠진 것은 물에 뜬다.

열매는 이삭에 열매자루 없이 딱 붙어 달린다. 일반적으로 열매라고 하는 것은 열매송이다. 열매송이는 자루가 짧은 길 다란 울퉁불퉁한 곤봉모양이나 뻐꾸기시계의 작은 추 같다. 크기는 길이 3~7㎝, 지름 1.5~3.0㎝다.

이삭의 아래(열매송이 바로 아래로 이삭자루 위를 말한다. 보통 열매자루 위로 불리는 부분이다.)는 이삭자루 다른 부분보다 훨씬 굵고 뭉뚝하며 5(~6)각형이다. 5각형의 마디(테) 위에는 아름다운 점무늬로 보이거나 가는 선이 그어져 작은 마름모무늬로 보이는 것이 수없이 많다. 이삭자루는 4~7㎝며, 작은 돋음점이 많다.

  익어 벌러져 씨가 나온 열매
1개 열매송이에는 10~20개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익으면 위 가운데가 2조각으로 갈라져 벌어지며, 열매 양쪽껍질은 뒤로 젖혀지며 말린다. 위 끝은 안쪽으로 약간 굽어 위를 향하고 위 끝 가운데에는 짧은 침이 붙어있다. 씨가 빠져나가도 열매껍질은 이삭줄기에서 떨어지지 않고 한 살처럼 딱 붙어있다.

껍질두께는 0.9~1.2㎜정도며, 마르면 딱딱하나 물에 적셔 불리면 어느 정도 부드러워진다. 씨가 빠진 벌어진 열매껍질이 수십 개 모여 있는 열매송이 모습은 도깨비 방망이 같기도 하다. 어찌 보면 껍질 속이 누런빛이 도는 하얀 색이라 그런지 익어 벌어진 목화열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열매가 벌어지면 씨가 빠져나온다. 씨가 열매에서 떨어져 나올 때는 가늘고 흰 고무질 같은 실에 매달려 있다. 거미줄 같은 흰 실은 고무질처럼 잡아당기면 늘어나 최대 길이가 2㎝나 된다. 1개 열매에 1~2개의 씨가 들어 있으니 1개 열매송이에는 10~40개의 씨가 들어 있는 셈이다.

씨는 씨의 수와 씨옷(種衣) 유무에 따라 다르다. 씨옷을 입은 경우는 1개 들어 있는 것은 도톰한 타원형이다. 2개 씨가 들어 있는 것은 2개가 거의 붙어 한 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하나로 보이는 씨의 모습은 옆 가운데가 약간 튀어나온 도톰한 긴 타원형으로 가운데에 비스듬한 골이 있다. 골은 씨가 서로 맞닿아 있는 곳이다. 이것을 떼어놓으면 각각의 씨는 도톰한 넓은 삼각형이다.

세모모양의 씨 꼭지점이 열매와 붙은 씨의 아래 부위다. 여기에서 나온 고무질 실이 열매와 연결 된다. 씨옷을 입은 씨의 색은 초기에는 흰색이며 익을수록 연한 흰빛이 도는 녹색이나 연한 청회색을 거쳐 익으면 빨강이 된다.

  씨옷을 벗긴 상태의 씨
  씨옷 상태의 씨                 
오래되어 마르면 씨옷이 벗겨지거나 얇아져 씨와 한 몸이 되어 검은색이나 흑적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높이) 5~8㎜, 너비 5~9㎜, 두께 3.0~5.5㎜다. 너비가 길이보다 약간 크다.

광택은 싱싱할 때는 약간 있고 겉도 매끄러우나 마르면 광택이 없어지고 겉도 쭈글쭈글 해진다. 잘 익은 것은 가라앉으나 많은 씨는 뜬다. 뜨는 대부분의 씨는 속이 비어 있거나 벌레가 먹고 벌레가 있는 것도 많다.

씨옷 두께는 0.2~1.0㎜이며 부드러우나 마르면 얇아져 씨에 딱 달라붙어 씨와 분리가 잘 안 된다.

씨옷이 있는 씨를 물에 담가 놓았더니 일주일째부터 곰팡이가 피기 시작하고 10일이 되니 곰팡이가 많이 피었다. 그러나 씨옷 속의 씨는 멀쩡했다. 붉은 씨옷은 씨의 생명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단지 새 등에 잘 보여 새들의 먹이가 되어 멀리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씨옷을 벗긴 씨는 하트모양에 가깝다. 색은 초기에는 희고 익기 전에는 누런색이고 익으면 검다. 씨껍질은 딱딱하고 안쪽 색은 흰색에 가까운 녹갈색이며 두께는 0.3~0.4㎜다. 씨 알갱이는 녹회색이며 속도 마찬가지다.

알갱이 아래에는 콩에 있는 것과 같이 검은 테가 있다. 알갱이도 광택은 없다. 알갱이 겉은 싱싱한 것은 매끄러운 편이나 마르면 매끄럽지 않다. 알갱이는 씨와 달리 전부 물에 가라앉았다. 알갱이 맛은 약간 쓴 듯했지만 먹어도 이상은 없었다.

새들이 함박꽃나무 씨를 좋아한다. 겨울철새 등 새들을 보고 싶으면 함박꽃나무나 목련 속 나무 옆으로 가면 된다.

함박꽃나무 씨는 시집오는 새색시 볼에 찍은 연지 같다. 가끔은 빨간 초코 볼 같기도 하다.
씨와 열매가 어떻든 간에 깊은 산 숲속에 핀 꽃을 빼고 함박꽃나무를 이야기 하지마라. 함박꽃나무가 그런 사람을 비웃을지 모르니 산에 가서 꼭 꽃을 한 번 보았으면 한다.

 


[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