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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63- 미모사.간지럼 타는 풀, 열매둘레 맥엔 가시가 빽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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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63- 미모사.간지럼 타는 풀, 열매둘레 맥엔 가시가 빽빽

futureopener 2016. 10. 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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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1,000m이상의 르완다 수도 키갈리 골프장에 무리지어 자라는 미모사



 

 해발 1,000m이상의 르완다 수도 키갈리 골프장에 핀 미모사


  


2007년 10월 25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사원 뜰의 잔디밭에 붉은 꽃이 피어있어 보았더니 미모사였다. 잡초로 취급되어 잔디 깎을 때 잘려나가서 그런지 키는 크지 않았다. 해발 1,000m이상인 르완다의 키갈리 골프장에 무더기로 자라는 미모사도 마찬가지였다.

먼 이국 열대지방에서 미모사를 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터라 보는 순간 놀라왔고 반갑기도 했다. 꽃이며 잎이며 모두 우리나라에서 보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잎을 손으로 살짝 건드리니 수줍은 듯 움츠리는 것까지 똑 같았다. 다만 르완다에서 본 미모사는 한국에서 자라는 것보다 가지나 줄기 등에 털이 적고, 꽃봉오리덩어리가 더 진한 암적갈색이었다.

  
 덜익은 열매 

미모사는 브라질이 원산지이고 학명은 Mimosa pudica이다. 속명 Mimosa는 그리스어 Mimic에서 유래되었다. Mimic은 식물 잎의 예민성, 민감성, 감촉성을 암시한다.

종(소)명 pudica는 라틴어로 움츠림(shrinking)을 뜻한다. 영어이름 중 하나인 Mimosa는 속명인 Mimosa를 그대로 부른 것이다.

다른 이름인 Sensitive plant(신경초), Humble plant(겸허초 또는 함수초), Touch-me-not(날 건드리지 마) 역시 미모사의 학명에 들어있는 뜻을 달리 표현했을 뿐이다.

우리말인 미모사 역시 학명의 속명을 그대로 우리말로 표기 했을 따름이다. 다른 이름인 감응초(感應草), 신경초(神經草), 인사초(人事草), 엄살풀, 잠풀, 함수초(含羞草), 갈호초(喝呼草), 지수초(知羞草), 파수초(怕羞草), 견소초(見笑草) 역시 미모사 잎이 외부접촉에 의하여 간지럼을 타며 움츠려들거나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현상을 여러 가지 말로 나타낸 것 이외의 다른 큰 뜻은 없다.

미모사를 식충식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나 식충식물은 아니다.

꽃차례는 머리모양꽃차례(頭狀花序)로 피며, 1개 꽃 뭉치에는 20~30개의 꽃이 달린다. 꽃은 암술 1, 수술 4개로 연분홍이며, 화피(花被-화관 또는 꽃잎과 꽃받침을 합한 것)는 4개이며 분홍색이다.

  
 

익은 열매

 

열매는 1개의 열매송이자루에 수개에서 수십 개(13개까지 확인)가 뭉쳐 달린다. 열매송이자루는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며 길이 2~5cm, 지름 1~3㎜다.

열매는 옆 가장자리를 맥(脈)이 빙 둘러 있는 꼬투리(莢果)로 열매자루는 없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옅고 어두운 붉은 색을 거쳐 익으면 갈색이나 적갈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 1~3cm, 너비 3.0~4.5㎜, 두께 1.5~2.0㎜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매끄럽지 않고 확대해보면 잔주름과 작은 점들이 있다. 물에 뜬다.

열매는 익어도 콩처럼 옆의 맥이 갈라지지 않는다. 대신 열매껍질이 붙은 채 꼬투리 마디가 토막토막 끊어져 맥에서 빠져나와 떨어진다.

맥은 너비가 0.1~0.2㎜며 안쪽에 골이 파여 있다. 끊어져 빠져나온 열매를 보면 맥에 있는 골에 끼어 있기 위하여 양 옆 가장자리에는 너비 0.1㎜도 안 되는 얇고 단단한 날개가 있다.

날개는 열매초기에는 넓다가 익을수록 좁아진다. 그러나 열매 낱알이 붙어 있다가 끊어진 마디부위는 직선이고 날개가 없다.

  
 열매의 맥 안쪽 홈과 맥에 난 가시털 

열매가 꼬투리에서 낱알로 떨어져 나가도 맥은 열매송이 자루에 꼬투리 원형 그대로 덩그러니 붙어 있다. 1개 꼬투리에는 1~4개의 씨가 들어 있다. 꼬투리에서 떨어져 나온 열매 조각은 오래되면 껍질이 2조각으로 벌어진다. 껍질 두께는 0.1㎜로 얇다.

얼핏 보면 열매 겉에 많은 가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자료에 열매 겉에 털이 많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열매껍질에는 털이 없다. 옆구리의 맥에만 길이 1~3㎜의 가시(털)가 있으며 꼬투리 끝에는 이 보다 크고 딱딱한 가시 침 1개가 있다.

씨는 초기에는 납작하고 끝이 좁은 타원형에 가까우나 익을수록 도톰한 원반형이나 모서리가 둔한 네모꼴이다. 색은 초기에는 진한 녹색이다가 익을수록 연 노란색을 거쳐 익으면 녹갈색이 된다.

크기는 지름 2.0~4.0㎜, 두께 1.0~1.5㎜다. 광택은 싱싱할 때는 약간 있으나 마르면 없고 겉은 매끄러운 편이다. 씨는 녹색의 덜 익은 것이나 갈색으로 익은 것 모두 물에 가라앉는다.

  
  

씨 알갱이는 연 노란색이다. 씨껍질은 두께가 0.1~0.2㎜로 열매껍질과 같거나 약간 더 두껍고 얇은 플라스틱처럼 딱딱하다.

덜 익은 씨는 완전 대칭인 2조각으로 갈라지고 위 끝 부위에 화살촉 모양의 돋은 돌기가 있다. 그러나 완전히 익어 마르면 2조각으로 잘 갈라지지 않고 화살촉을 닮은 돌기가 거의 없어진다.

미모사는 줄기, 열매송이자루, 꼬투리의 맥, 잎 등 지상 부 거의 전체에 가시(털)가 많다. 줄기에 있는 가시는 마주나기도 하고 따로 하나씩 나기도 하나 어느 것이나 독수리와 매의 부리와 발톱처럼 날카롭다. 크기는 길이 2~4㎜, 넓은 밑의 너비 1~2㎜, 두께 0.2~0.4㎜로 큰 편이다.

미모사의 가시(털)은 벌레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만약 가시(털)가 없어 벌레들이 와서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한다면 미모사는 어떻게 될까?

그때마다 잎이 오므라들고, 그러면 탄소동화작용이나 증산작용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살아가는 데 지장이 많을 것이다.

미모사는 이를 미리 알고 벌레들이 잎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시(털)을 몸에 많이 만들었다고 본다.

벌레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 편안하게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을 맘 놓고 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한 셈이다.

인간은 어떤가? 아직도 수많은 귀찮음에 괴로워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이런 면에서는 귀찮은 것들로부터 해방되지 못하고 아직껏 끙끙거리는 인간보다 미모사가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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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전북 편집자 주>


[유기열의 르완다]를 연재하였던 유기열박사가 르완다에 가기 전 연재하였던 인기 생태연재, '씨알여행'을 재개한다. 162회를 끝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씨알여행' 독자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귀환이 아닐 수 없다.

2012년 12월 유 박사가 KOICA 자문관으로 아프리카 르완다로 출국하던 때만해도 르완다는 우리에게 다소 생경하기만 했던 미지의 국가였다. 그러나 유박사가 현지에서 전한 '유기열의 르완다'는 대한민국에 '르완다' 신드롬'을 일으키며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나라로 다가왔었다.

'유기열의 씨알여행'은 2007년 8월 21일부터 2012년 12월 8일까지 총 162회가 연재됐다. 첫회 '봄맞이꽃'부터 마지막회 '으름덩굴'까지 우리 주변에 자라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온 꽃과 나무 들풀들의 꿈과 사랑, 그리고 나눔을 유박사 특유의 섬세한 터치로 그려내어 어느새 우리의 친구로 자리하게 된 씨알여행... 평생에 걸친 발품과 시간과 정열이 녹아있는 '씨알여행'이 2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독자 여러분과 함께 유박사의 귀환에 다시한번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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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Ki-Yull Yu Ph.D.)
농학박사, 
GLG자문관(Consultant of Gerson Lehrman Group)
시인(Poet) 

전 르완다대학교 농대 교수 '유기열의 르완다' 연재
E-mail:  yukiyull@hanmail.net
 Facebook : http://www.facebook.com/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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