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내가 시 될 때까지 (56)
희망과 행복의 샘 Spring of Hope & Happiness
당신을 알기 전엔 보이는 길만 걸었어요. 발자국들이 모이면 길이 되는 줄을 모르고서. 당신의 사랑을 받기 전엔 이길 저길 헤맸어요. 뒤따라 걷는 이가 없으면 큰 길도 없어지는 줄을 모르고서. 당신을 사랑하기 전엔 길이 끝나면 거기서 멈추었어요. 새 땅에 발을 내딛어 길을 만들려고 안 하고서. 사..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네가 사랑도 미룬 채 밤을 새워가며 지은 집 아침 산책하다 한 순간에 무심코 부셔버렸으니 어쩌면 좋니.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집 한켠에서 이슬을 맞아가며 혹시나 하며 먹거리 얻어질까 가슴조여가며 지켜보았을 너를 생각하니 아무리 나를 못된 놈이라 꾸중해도 너 한테는..
힘들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앞을 보니 걸어온 길보다 더 먼 길 위에 나 홀로 있네 아무리 빨리 달려도 길은 끝나지 않는 데 무엇이 그리도 바빴는지 앞만 보고 달려온 길 뒤돌아 보니 같이 걷던 그들은 다 어디 가고 바람에 흙먼지만 날리는가 그래도 가야한다 그게 운명이다 갈 수만 있다면 혼자여..
바람이 나무 가지만큼 찢어지며 추워 떤다 나무는 알 몸으로 서로서로 바람을 보듬어 준다 그런 숲 위에 달이 내려와 앉는다 세상은 조용하고 평온하다 법당을 나오는 스님만 혼자 장삼(長衫) 깃을 여미며 알듯모를듯 한 독백을 한다
햇살이 창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뜨면 부활하는 기분에 들뜬다. 하늘을 우러러 감사기도를 한다. 시간이 가는 것을 가만히 보다가 내 안의 나와 인사를 한다. 문 밖엔 어디나 살아있으니까 그냥 사는 영혼 없는 사람냄새로 가득하다. 남들도 나를 그런 사람으로 볼까 두려워 뒷걸음질 친다. 내가 온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