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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81] 털별꽃아재비..잎과 줄기는 물론 열매도 털 수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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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81] 털별꽃아재비..잎과 줄기는 물론 열매도 털 수북

futureopener 2017. 7. 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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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털별꽃아재비의 열매송이


 

    ▲ 털별꽃아재비 꽃



 

털별꽃아재비는 잎, 줄기는 물론 열매에도 털이 있다. 잎과 줄기의 털은 눈으로 보이나 열매의 털은 사진을 찍어 확대해보아야 보인다. 사람 눈이 볼 수 있는 한계 탓이다. 눈으로 보고 보이지 않는다고 무조건 없다고 해서는 안 될 이유다.

  
   

이런 특성은 환경에 따라서 변하지 않았다. 몇 년 전 살았던 해발 2,200m의 고산지대인 아프리카의 르완다 부소고지역에서 자라는 털별꽃아재비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털별꽃아재비(Galinsoga ciliata (Raf.) S.F.Blake)의 원산지는 열대 아메리카로 우리나라에는 70년대에 들어온 귀화식물로 현재는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털별꽃아재비란 이름은 별꽃과 비슷하고 털이 많아 붙여졌다. 주로 쓰레기더미 주변이나 지저분한 곳에 많이 잘 자라서 (털)쓰레기꽃이라고도 한다.


  
     

▲ 르완다의 털별꽃아재비


 

꽃은 꽃싸개(總苞)안에 혀꽃(舌狀花) 5개(가끔 6개도 있다.)와 대롱꽃(管狀花 또는 筒狀花) 20~30개가 머리모양꽃차례(頭狀花序)로 모여 핀다. 꽃모임의 지름은 4~6㎜이다.

혀꽃은 흰색이며 꽃잎 위는 가운데 조각이 조금 길게 3갈래로 갈라지고, 꽃차례의 가장 자리에 대롱꽃 위로 솟아 핀다. 암술은 퇴화 되어 흔적이 남아 있고 생식기능을 할 수 없는 헛꽃으로 벌레를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대롱꽃은 씨방 위에 흰색의 갓털(冠毛)이 많아 벌레의 침입으로부터 안전하고, 갓털은 열매가 익어도 그대로 붙어있어 열매의 이동을 도와준다. 꽃잎은 노란색이며 대롱(管이나 筒)모양이며 위 끝은 5갈래로 아주 얕게 갈라져 있다. 수술은 초기에는 5개가 모여 있다가 벌어지며 꽃가루는 노랗다. 암술은 수술 안에 있다가 수술이 벌어지면 그 위로 올라오고 암술머리는 2장의 벌어진 떡잎 모양이며 노랗다.

꽃잎의 경우 털은 혀꽃에는 없고 대롱꽃은 겉에 자세히 보면 있는 데 흰털이 드물고 아주 작아서 식별이 아주 어렵다.

꽃싸개 겉의 털은 샘털(glandular hair, 선모-腺毛)로 곧게 서는 편이고 만지면 점액(分泌物)이 묻어 끈적인다. 꽃싸개는 겉은 5조각으로 구성되었고 각 겉 조각 안에 샘털이 없는 아주 얇은 몇 개의 조각이 겹으로 쌓여 있다.


  
 

▲ 털별꽃아재비 열매

 

열매는 수과(瘦果)이며 뒤집어놓은 긴 세모, 네모 또는 5각 고깔 위 끝에 우산을 뒤집어놓은 모습의 갓털이 붙어 있는 모양이다. 색은 초기에는 흰색(씨방)이고 익으면 검다. 크기는 길이 갓털 포함 2~3㎜이고 갓털을 제거하면 1~1.5㎜이다. 두께 또는 너비는 0.2~0.4㎜다.

갓털 말고도 열매 겉(껍질)에는 털이 많고 광택은 없다. 물에 뜨나 오래 담가두면 일부는 가라앉는데, 가라앉을 때 모습은 낙하산이 수중 낙하하는 냥 하다.

열매와 씨는 분리되지 않고 한 몸을 이룬다. 열매를 으깨어 보면 알갱이는 희고, 종이에 기름기가 묻어난다.

털별꽃아재비는 꽃이 한꺼번에 안 피고 5월부터 10월까지 오랜 기간 피는 반면에 꽃이 피어열매가 익는 기간은 2주정도로 짧다. 그러다보니 한그루에 꽃과 열매가 오래 기간 공존한다. 게다가 크고 아름다운 헛꽃을 만들어 벌레를 유인하여 꽃가루받이를 돕고, 꽃싸개, 잎, 줄기와 열매엔 털을 만들어 해충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씨방과 열매에 갓털을 만들어 안전을 확보고 열매의 여행을 돕는다. 이런 것들 모두는 털별꽃아재비가 지구에 오래 생존하기 위해 짜낸 전략이다. 지혜롭지 않고는 생각해낼 수 없는 전략이다.


생명체는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자기가 태어난 환경과 다른 환경 아래에 놓이면 유전적 형질은 거의 변하지 않아도 형태와 일부 특성 등은 변해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는다. 그게 생물계의 상식이다.

그런데 털별꽃아재비는 다른 식물에 비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르완다의 해발 2,200m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털별꽃아재비와 한국에서 자라는 털별꽃아재비와는 형태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꽃도 같고, 잎도 같고, 열매와 씨의 모양, 크기, 색깔도 같다. 털이 많은 것도 같다. 자라는 모습도 같다.

반면 르완다와 한국의 생육환경은 겨울이 있고 없고, 사계절이 있고 없고, 건기와 우기가 있고 없고, 강우량과 일조량이 다르고, 연중 온도가 다른 등 분명히 크게 다르다. 그런데 왜 털별꽃아재비는 다르지 않고 같을까? 어떤 환경이건 자랄 수 있기만 하면 변화하지 않고도 원래의 모습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창조된 식물이기 때문일까?

아무튼 고향에서 일상 보던 털별꽃아재비를 르완다에서 처음 봤을 때 무척 놀라왔고 무척 반가웠다. 그 뒤 볼 때마다 고향에 온 기분이 들었다. 이처럼 이 털복숭이 풀은 향수를 달래주는가 하면 동시에 때론 잊고 지내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털별꽃아재비야! 한강변을 걸으며 너를 보니 거꾸로 르완다가 그리워진다. 너희들도 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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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박사 유 기 열(Dr Ki Yull Yu, 劉 璣 烈)

GLG자문관(Consultant of Gerson Lehrman Group)

시인(Poet)

전 르완다대학교 농대 교수 '유기열의 르완다' 연재

e-mail : yukiyull@hanmail.net

Blog : http://blog.daum.net/yukiyull

Facebook : http://www.facebook.com/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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