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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75] 개구리발톱..물에 젖으면 끈적거려 곤충바늘에도 달라붙는 씨 본문
곤충바늘에 달라 붙은 씨들
참 신기하다. 개구리발톱 씨는 물에 젖기만 하면 끈적거려진다. 그 점성(粘性)이 어찌나 큰지 곤충바늘에도 달라붙어 잘 안 떨어진다. 이것은 좋은 생활환경으로 이동하여 지구별에서 살아남으려고, 걸어 다닐 수 없는 개구리발톱이 짜낸 지혜다. 어~ 참, 이름 한 번 희한하다. 개구리발톱이라니! 개구리에는 발톱이 없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이 풀 어디에도 발톱을 닮은 것이 없다. 행여 땅 속 뿌리라도 닮아 있을지 몰라, 캐어 관찰했으나 허탕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개구리발톱이라 했을까? 아마도 잎이 개구리 물갈퀴를 닮고, 열매가 매발톱꽃의 열매와 흡사하여 그렇게 이름 지은 걸로 짐작한다. 발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산 발톱개구리(Xenopus laevis)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발톱개구리는 누드개구리로 부르기도 하며 핑크, 노랑 등은 애완용으로 키우기도 한다.
개구리발톱 학명은 Semiaquilegia adoxoides (DC.) Makino이다. 영명은 Muskroot-like semiaquilegia이다. 꽃은 꽃봉오리 땐 흰색 또는 아주 조금 연분홍빛이 도는 흰색이다. 하얗거나 연분홍을 띤 하얀 5개의 꽃받침(잎)이 꽃을 완전히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꽃받침(잎)은 길이 5~7㎜, 너비 1~2㎜인 긴 타원형이다. 이것은 꽃이 수정을 끝내고 어린 열매를 맺은 뒤에까지 말라비틀어진 상태로 붙어 있다. 더러는 꽃받침(잎)뿐만 아니라 꽃잎과 수술도 마른 채 어린 열매와 같이 붙어 있기도 하다. 이럴 땐 열매는 꽃이 진자리에 맺힌다는 상식(진리)이 흔들리는 듯하다. 꽃잎은 연한 노란색 또는 연한 녹색이며 꽃받침(잎)보다 길이가 짧다. 꽃잎은 아랫부분은 붙어 통을 이루고 끝만 얕게 5조각으로 갈라져 있다. 크기는 길이 3~4㎜, 너비 2~3㎜이며 위가 아래보다 다소 넓다.
이처럼 꽃받침(잎)이 꽃잎보다 크기 때문에 활짝 핀 꽃을 보면 꽃받침(잎) 안에 꽃잎과 암술수술이 쑥 들어가 있다. 일반 꽃과 색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암술은 3~5개이며 수술은 여러 개다. 열매자루는 가지 끝에서 나오며 길이 8~25㎜, 지름 0.3㎜도 안 되는 가는 실 같고 털이 많이 나 있다. 여기에 3~5개의 열매가 달리며, 열매는 초기에는 하늘을 향해 있다가 익으면 옆으로 완전히 벌어져, 5개 열매가 달린 경우는 별 같다. 열매는 위 끝은 가는 가시처럼 뾰족하고 중간 부위를 넘어 위로 올라가면서 좁아진 원통형 골돌(蓇葖)이다. 아래(뒤)면에는 가느단 맥 1개가 아래에서 위 끝까지 나 있고 윗면(앞)에는 이음선이 세로로 길게 나 있다. 1개 골돌(열매)의 크기는 길이 4~8㎜, 지름 1~2㎜이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고 익으면 연한 갈색이 된다. 검은 점이 찍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데 이것은 열매껍질이 얇고 반투명하여 안의 씨가 비치기 때문이다.
열매는 익으면 이음선이 벌어진다. 씨는 열매 아래면의 맥에 대체로 2줄로 붙어 있다. 껍질은 0.1㎜정도로 얇으며 속이 비칠 정도로 얇고 반투명하다. 겉에는 실핏줄 같은 가는 선이 그물처럼 나 있다. 한 개의 열매에 10여개의 씨가 들어 있으니까 1개 열매자루에 달리는 열매 전체의 씨는 30~50개정도 된다. 털이 없고 광택도 없다. 물에 가라앉는다. 씨는 아래 끝이 뾰족한 거꾸로 달걀형이다. 색은 초기에는 흰색이며 익으면 검은색이 되나 때론 흑갈색, 적갈색도 있다. 크기는 길이 1.1~1.3㎜, 지름 0.6~0.8㎜이다. 광택은 없고, 확대하여 자세히 보면 겉에는 번데기처럼 가로로 잔주름이 많이 나 있다. 물에 뜨나, 더러는 가라앉기도 한다. 오래 담가두면 처음에 뜬 씨 중 일부는 가라앉는다. 씨 껍질은 0.1㎜이하로 얇다. 씨껍질 안의 알갱이는 희다.
씨를 물속에 6일 동안 담가놓았다 꺼냈더니 무척 끈적거렸다. 곤충바늘을 댔더니 그 작은 바늘에 씨가 잘 달라붙었다. 상상도 못한 일이다. 이런 걸 볼 때는 쌓인 피로가 싹 가신다. 씨가 경이롭다. 씨를 마주하면 겸손해진다. ***** ***** ***** ***** ***** ***** ***** ***** ***** ***** 농학박사 유 기 열(Dr Ki Yull Yu, 劉 璣 烈) GLG자문관(Consultant of Gerson Lehrman Group) 시인(Poet) 전 르완다대학교 농대 교수 '유기열의 르완다' 연재 e-mail : yukiyull@hanmail.net Blog : http://blog.daum.net/yukiyull Facebook : http://www.facebook.com/yukiy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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