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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르완다 25] 생우유, 바로 찾던 맛이야 본문

르완다-Rwanda in Africa

[유기열의 르완다 25] 생우유, 바로 찾던 맛이야

futureopener 2013. 6. 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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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sh milk tastes very good. I have drunken fresh milk after boiling slightly.

It is taster, cheaper and more conveinent getting than the processed milk

which has been markede at shops.

 

냉장고에 3일 보관한 우유를 끓였더니 수저 위처럼 응고됨

 

르완다에 온 이래 나는 소에서 바로 짜는 우유를 사다가 끓여서 먹는다. 말로는 다 표현할 길이 없지만, 고소하며 구수한 것 같기도 하고 향긋하기도 하면서 아기들이 먹는 어머니 젖 내음이 나는 듯 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아무튼 생우유 맛이 그만이다. 값도 쌀 뿐만 아니라(2리터에 300프랑-500원) 우유를 사러 일부러 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근무하는 대학교에서는 아직 착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소의 젖이 많지 않아 착유기를 이용할 경우 소의 젖가슴에 지나친 압박감을 주고 자칫하면 우유에 피가 섞여 나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란다. 전근대적이지만 사람이 직접 손으로 젖꼭지를 쥐고 잡아당겨 우유를 짠다. 그런 다음 가는 체 모양의 여과기 2~3개를 겹쳐서 이곳으로 우유를 통과시켜 불순물을 걸러낸다. 이게 다다. 더 이상의 처리과정은 없다.

   
  우유가 끓어 커피포트에서 거실로 넘친 모습
이런 우유를 사다 먹으면서 웃지 못 할 일을 경험하기도 했다.

첫 번째 일은 우유를 사다가 커피포트에 넣고 물처럼 끓였더니 많이 흘러넘쳤다. 물은 끓이면 커피포트가 자동으로 불이 꺼지고 넘치지도 않는다.

우유도 그런 줄 알고 물을 끓이듯이 사온 우유를 커피포트에 붓고 전원을 연결했다.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고 들어와 보니 이게 무슨 변고인가! 우유가 넘쳐 흘러나와 거실바닥이 하얀 우유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물은 그렇지 않았는데 우유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궁금하여 물어보아도 다들 모른단다. 아는 분이 있으면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 일은 보온병에 보관한 끓인 우유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경험을 살려 커피포트에 우유를 조금 넣고 끓이면서 옆에서 지켜보다가 일찍 껐다. 그랬더니 넘치지 않았다. 따뜻한 우유를 즐기려 끓인 우유를 보온병에 넣어 보관했다. 아침에 산책을 나가기 전에 한 잔 마시고 가려고 따랐더니 나오지 않았다.

보온병에 아직 많은 우유가 남은 것이 확실한데 아무리 따라도 나오지 않았다. 이상하여 보온병의 마개를 열고 보았더니 이 또한 무슨 변괴인가! 순두부 풀어놓은 것처럼 우유가 뭉쳐 있지 않은가? 그것이 보온병의 물이 나오는 구멍을 꽉 막고 있었다.

   
  소에서 짠 우유를 여과하는 장면
 
   
 
주방일 경험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짜증나기보다는 오히려 신기한 무엇이나 발견한 것처럼 신나고 즐겁다. 살아가는 재미가 있다.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한 일들에서 놀라움, 신기함, 새로움, 엉뚱함을 맛보는 셈이다. 그래서 그립고 외로워도 아프리카 생활을 즐기는지 모른다.

   
 착유중이거나 기다리는 소들
르완다에도 마트나 상점에는 팩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유통되는 우유가 있다. 요구르트와 같이 생긴 발효우유( Fermented milk)도 살 수 있다. Inyange Industry라는 기업이 우유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저온살균처리 등의 가공과정을 거친다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손으로 짜는 우유를 사다 먹으려 한다. 이제는 끓여 먹는 일도 익숙해지고 그런 우유 맛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여기 소들은 인공배합사료를 거의 먹지 않고 들판을 돌아다니며 풀을 뜯어먹으며 자란다. 그러니 청결문제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우유보다 식품안전상 더 나을지 모른다.

바로 짠 신선한 생우유, 그저 살짝 끓이기만 해서 먹는 우유 맛, 먹어보지 않고는 아무리 설명해도 잘 모른다. 먹어 보니, 바로 이 맛이야 소리가 절로 난다. 백문백견(百聞百見)이 불여일음(不如一飮)이다. 한번 마셔보면 안다. 맛이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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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강을 거부하지 않고
강은 바다를 저항하지 않나 봅니다.
바다가 없는 나라 르완다에서 살아보니 강물은 흘러 호수로 가고
호수 물은 다시 멀고 먼 길을 달려 보이지도 않는 바다로 가는데,
바다로 흘러간 물이 호수로 돌아온 일이 없다 합니다.
강물도 그저 잔잔한 호수에 머물러 있어도 아무런 불편이 없으련만
그러지 않고 길고 험한 여로를 거쳐 바다로 가서
바다와 저항하거나 다투지 않고 어울려 천년 만년을 지내지요.
가끔은 바다가 되기도 하고
더러는 강이 되면서
지구라는 세상을 즐겁게 감상하며 살고 있습니다.
"유기열의 르완다 25-생우유, 찾던 바로 그 맛이야"의
글과 사진을 보냅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면
세상이 아름답고 즐거운 연극무대가 되는가 봅니다.
내일이 더 좋은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3. 6. 2.

아프리카 육지의 나라 르완다 국립농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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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KI YULL YU(유 기 열, 劉 璣 烈)
Professor of ISAE and Koica WF Advisor,
Room 217, Crop Sciences Department,
ISAE( Higher Institute of Agriculture and Animal Husbandry),
Busogo Section, P.O. Box 210, Musanze,
Rwanda
e-mail : yukiyull@hanmail.net
yukiyull@isae.ac.rw
tel :+250-78-739-6582
blog : http://blog.daum.net/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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