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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 127-세계유산 호이안의 밤(Kiyull Yu's Vietnam 127-Night of Hoi An, the World Heritage) 본문
유기열의 베트남 127-세계유산 호이안의 밤(Kiyull Yu's Vietnam 127-Night of Hoi An, the World Heritage)
futureopener 2020. 2. 24. 09:20투본강과 주변 밤풍경
세계유산 호이안의 밤은 낮과는 딴판이었다. 해가 지니 투본강과 주변은 오색등불로 장관을 이루었다. 집집마다 걸어놓은 갖가지 등불과 여행자들이 저마다 소원을 빌며 강위에 띄운 등불 때문이었다.
The night of Hoi An, the world heritage, was different from its day. As the sun went down, the river Thu Bồn and its surroundings were spectacular with colorful lanterns. It was because of the various lanterns hung from door to door and the lanterns floated on the river after travelers made their wishes.
투본강 옆을 따라 줄지어 있는 식당, 카페, 야시장, 보행자다리, 사랑공원, 거리공연장....등등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곳은 어디나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로 만원이었다. 호이안의 밤은 화려하기보다는 은은(隱隱)하며 운치(韻致) 있었다.
Restaurants, cafes, night market, pedestrian bridge, love park, street performances, etc. lined up along the side of the river Thu Bồn were crowded with travelers from all over the world. Hoi An's night was dim and elegant rather than splendid.
나는 2019년 5월 2일 오후5시30분에 숙소에 여장을 풀고 침대에 누웠다. 잠시 잠이 들었나 보다. 오후7시 얼람소리에 깨어나 밖으로 나갔다. 투본강을 따라 걸었다. 4성급 이상으로 보이는 로얄 호텔이 불빛 속에 자태(姿態)를 뽐내고 있었다. 낮에 본 곳과는 딴 세상에 온 기분이었다. 조금 걸어가니 “Walking and Cycling Town” 표지판이 나왔다. 구시가(Old Town)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달랐다. 1~2층의 나지막하며 고풍스러운 식당, 카페가 있었다. 거기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커피 등을 마시며 호이안의 밤풍경을 즐겼다. 서두름도, 삭막함도, 경쟁도 없어 보였다. 그저 여유, 즐거움, 웃음이 넘칠 뿐이었다.
거리에는 야외 식당이 많았고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식당이 끝나는 곳에는 야시장(夜市場)이 있었다. 상품은 전통공예품, 액세서리, 열대과일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과일 판매대를 지나노라니 두리안, 망고스틴, 용과(龍果) 등의 열대과일이 군침을 돌게 했다.
구경하다 보니 일본다리가 보였다. 낮에는 거무튀튀해 보였던 일본 다리가 조명을 받아 아주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강 쪽에는 등불을 강위에 띄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소원을 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등불을 물에 띄우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관광지는 어디나 손님을 유혹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었다. 옆에서 등(燈)을 파는 아주머니가 1개에 100,000(약5,000원)동이라며 웃음지게 꼬드겼다. 나는 등을 가지고 배를 타는 모습을 가리키면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300,000동이라고 했다. 나 혼자인데 다른 사람과 같이 타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해도 좋다며 100,000동을 내라고 했다. 돈을 주고 배에 탄 뒤 손님과 인사를 했다. 일본에서 여행 온 아가씨들이었다. 이야기도 나누고 소원을 빌며 약30분 강을 유람했다. 보트를 탈 때 들고 간 등불은 강을 유람하며 소원을 빈 뒤에 호이안 풍습에 따라 강물 위에 흘려보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배에서 내려 다시 걸었다. 호이안의 저녁 강바람이 좋았다. 얼마 안 갔는데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박수치고 웃으며 떠들썩했다. 거리공연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종과 언어는 달라도 노래, 춤, 코미디는 모두 공감하며 좋아했다.
엉뚱하지만 문뜩 세계인이 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보행자 다리(Walker’s Bridge)를 걸었다. 대형 하트모형(模型)이 있는 사랑공원(?)이 나왔다. 연인들이 하트모형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공원은 쾌 컸다. 천천히 공원산책을 하니 다양한 조각, 원두막 쉼터, 놀이터, 작은 간이무대 등이 있었다. “Hoi An 2019” 등탑(Lantern Tower)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저녁 9시가 넘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호이안 카페가 보였다. 그곳 앞에서 하늘을 보며 식사를 했다. 화란에서 여행 왔다는 옆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호이안의 밤이 깊어갔다.
몇 년을 살아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보지 못한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물며 하루 이틀 여행으로 작든 크든 여행지를 어떻게 다 볼 수 있으랴! 그것은 터무니없는 욕심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조금이나마 호이안을 효율적으로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준비한 덕분이었다.
호이안의 밤은 한국과 달랐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고향처럼 아늑하고 포근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이것은 베트남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아세아대륙에 속하며, 양국의 전통과 문화 역시 유교와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일 거다. 게다가 양국민의 외모가 비슷하고 피부색이 같은데서 오는 서로에 대한 친숙(親熟)함도 한 몫 했을 거다.
Hoi An's night was different from that of Korea, but it was strangely not unfamiliar at all. Rather, it was as cozy and warm as home. Why would it be felt? Perhaps this might be because Vietnam and Korea are geographically a part of the Asian continent, and the traditions and cultures of both countries were also heavily influenced by Confucianism and Buddhism. In addition, familiarity with each other that comes the similar appearance & skin color of both nations might have played a p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