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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르완다 87] 난생 처음 헌 구두 사서 신다 본문

르완다-Rwanda in Africa

유기열의 르완다 87] 난생 처음 헌 구두 사서 신다

futureopener 2014. 8. 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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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hand shoes bought and used  for the very first time
My sports-shoes brought from Korea  was worn out and  not so good in views.  I was obliged to buy a second-hand shoes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 still do not know who wore the shoes before my buying. Since April, I have worn it. It fits my feet and is also good condition.
Do not throw them into the trash, whatever can be either recycled. Rather than wasting them as the trash, how about someone using it again like me? There are a lot of people who really need them all the world.

 

비안가보 시장 거리의 신발 파는 모습

 

한국에서 가져온 신발이 헤어져 보기가 안 좋았다. 하는 수 없이 태어나 처음으로 누가 신었는지도 모르는 헌 구두를 샀다. 4개월 째 신고 있는데 발이 편하고 상태도 좋다.

르완다에 올 때 구두, 정구화, 등산화를 각 한 켤레 식 가져왔다. 길이 포장이 안 되어 구두는 졸업식 같은 특별한 행사 때만 신는다. 강의를 하거나 학교를 오갈 때는 주로 정구화를, 등산화는 산에 가거나 운동이나 산책을 할 때 신는다.

오래 신다 보니 정구화 앞부분 위에 금이 생겼다. 씻어도 떼가 잘 안 빠져 남 보기에도 좋지 않게 되었다. 그런다고 등산화를 신고 강의를 하기도 그랬다.

신발이 하나 필요해졌다. 처음엔 새 구두를 살까 생각했다. 그러나 기성화는 발에 잘 맞지 않고 스타일도 맘에 안 들었다. 뿐만 아니라 구두를 포함하여 공산품은 어느 것이나 새 것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마음을 바꾸어 헌 구두를 사기로 했다. 누가 신었는지도 몰라 꺼림직 한 점을 빼고는 새 기성화 보다는 헌 구두가 여러 면에서 맘에 들었다. 모양도 세련되고 품질도 좋고, 값도 싸기 때문이다.

   

  Byangabo market's one of shoes shops

 
발품을 팔았다. 시장에 갈 때마다 돌아다니며 구두를 눈여겨 찾았다. 몇 번을 그랬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Timberland라는 브랜드가 찍힌 구두를 발견했다.

Timberland는 구두를 포함한 아웃도어(Outdoor) 제품을 만드는 제법 알려진 미국회사여서 브랜드를 보고 골랐다. 신어보니 발이 무척 편했다. 15,000RF을 달라고 하는 것을 흥정하여 5,000RF(8,500원정도) 주고 샀다.

   

 My second-hand shoes bought here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르완다에서는 시장에서 헌 옷이나 신발 등이 많이 거래된다. 이들 제품은 외국에서 구호물자로 들어온 것인 데, 직접 국민들에게 배급하지 않고 시장을 통해 거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운이 좋으면 값싼 가격으로 명품을 구할 수 있는 이유다. 이 헌 구두도 그런 행운의 산물이라 여기고 즐겁게 신고 다닌다.

구두를 신을 때 마다 어느 나라에서 누가 얼마나 오래 신었는지 무척 궁금하다. 알 길은 전혀 없다. 아는 사람도 없다.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이 애지중지 아껴 신었던 구두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왕이면 지금 신고 다니는 구두의 주인공이 나보다 나은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손해될 것도 탈날 것도 없으니 말이다.

이 구두를 신은 뒤부터 인연에 대해 숙고(熟考)하게 되었다. 어느 유명인이 신다가 여기 르완다까지 와서, 그것도 르완다 인이 아닌 한국인인 나의 구두가 되었는지? 인연치고는 깊은 인연이 아닌가? 구두를 신을 때마다 인연이라는 말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구두 한 켤레에서 이렇게 깊은 의미를 찾아보고, 깊이 생각을 하기도 처음이다. 헌 구두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전에는 고가의 물건에 대해서도 이토록 깊이 사고하며 뜻을 찾으려고 별로 하지 않았다.

세상에 태어나 남이 신었던 헌 구두를 사서 신을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이렇듯 누가 아는가? 이 구두의 원래주인을 언젠가 만날 수 있을지? 그리고 와인을 곁들여 담소를 나누며 모두가 행복해 할지? 가끔 몽상가가 되어, 헛되어 보이는 그런 꿈을 꿔 본다.

우리가 쓰는 물건 하나라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쓰레기로 버리지 말고 이처럼 누군가에게 다시 사용되도록 하면 어떨까? 지구상에는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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