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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23- 미선나무.열매는 긴 둥근 부채, 씨는 긴 반달 닮아 본문
미선나무는 지구상에 1속 1종 밖에 없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탓으로 환경부는 미선나무를 보호야생식물로 지정하고 자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현재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생지는 충북진천의 제14호, 괴산의 제147, 220, 221호, 영동의 제364호, 전북 부안의 제370호가 있다.
아마도 일본은 식민지인 대한민국을 독립된 나라로 인정하기가 싫고 한국을 뜻하는 말 자체까지 사용하기를 꺼렸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꽃이 두 줄로 달린다는 의미의 distichum을 종명으로 했다. 그러나 미선나무는 꽃이 두 줄로 달리지 않고 여러 송이가 모여 뭉쳐 달린다. 학명의 속명인 Abeliophyllum은 댕강나무 속을 뜻하는 Abelia와 잎을 뜻하는 그리스어의 phyllon의 합성어이다. 미선나무 잎이 댕강나무 잎을 닮았다는 뜻이다.
미선나무는 열매가 둥근 부채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로는 대오리(댓개비)의 한 끝을 가늘게 쪼개어 둥글게 펴고 실로 엮은 뒤 한지로 앞뒤를 바른 둥그스름한 부채를 뜻하는 미선(尾扇)을 사용하거나 아름다운 부채라는 뜻의 미선(美扇)을 사용하기도 한다.
꽃의 모양은 개나리꽃을 닮고 색깔이 흰색이어 종종 흰 개나리라고 불리기도 하며 서양에서는 실제로 흰 개나리( White forsythia)라고 한다. 잎이 나기 전에 가운데 노란 색이 있는 흰 꽃이 가지를 따라 올라가며 수십 수백 송이가 모여 핀다. 그 모습은 가지에 수북이 쌓인 흰 눈과 그 위에 노란 물감을 점점이 뿌려놓은 듯해서 해가 뜰 무렵 아침 햇살 아래서 보면 아름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더욱이 개나리와 달리 향기가 있어 좋다. 열매는 황제 옆에서 시녀가 부채질을 하는 부채를 닮았다. 아래는 좁고 뾰족하며 위 끝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고 거기에 1㎜이하의 작은 바늘가시가 1개 있는 하트모양이나 둥근 부채 모양이다. 가운데 중앙은 볼록하며 가장자리에는 날개가 붙어 있다. 열매자루는 6㎜이하로 짧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고 가운데 씨가 들어 있는 부위가 붉은 빛으로 변하거나 붉은 점이 많이 생기고 익으면 갈색이 되고 나무에 오래 달린 채 늦가을을 맞으면 회색이나 암회색으로 된다. 크기는 길이 2.5~3.5cm, 너비 2.0~3.0cm, 두께 1.5~2.0㎜(날개 0.1㎜이하)이다. 광택은 없으나 겉은 초기에는 매끄럽게 보이나 익어서 마르면 잔주름이 그물잎맥처럼 퍼져 있고, 껍질 안쪽이 더 선명하다. 물에 뜬다. 열매에는 가운데 맥을 중심으로 한 개씩 2개의 씨가 들어 있으며 씨의 위 끝에는 열매에서 나온 실 같은 맥(脈)이 연결되어 있다. 열매껍질은 두께가 0.1㎜정도다. 씨는 납작한 긴 반달모양으로 아래는 좁고 위는 열매에서 나온 맥이 붙어 다소 넓다. 색은 초기에는 희고 익으면 녹슨 철색이나 진한 갈색이다. 크기는 길이 8~12㎜, 너비 3.5~4.5㎜, 두께 1.0~1.5㎜이다. 광택은 없고 겉은 거칠게 보인다. 물에 뜬다. 맛은 무맛이다. 씨껍질은 잘 벗겨지지 않으나 조심스럽게 벗기면 조각부스러기가 되어 떨어지듯 벗겨진다. 두께는 0.1㎜이하다. 씨 알갱이는 희거나 누런빛이 돈다. 씨 알갱이 안에는 위 끝에 짧은 자루가 붙은 납작한 긴 타원형의 배(胚)가 1개 들어 있다. 이것의 크기는 길이 5.5~9.5㎜, 너비 2.0~3.0㎜, 두께 0.5~0.7㎜이다. 세계에 1속 1종뿐인 희귀나무이면서도 떳떳하게 만국 공통어인 학명에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밝히지 못하고 있어 미선나무를 보면 나라를 빼앗긴 서러움이 느껴진다. 말 못하는 나무가 무슨 죄가 있는가? 지금부터라도 더 아끼고 잘 보존함은 물론 많은 조사와 연구를 하여 새로운 사실을 찾아냄으로서 미선나무에 진 빚을 갚았으면 한다. -------------------------------------------------------------------------- [유기열 박사 프로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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