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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231-칼집모양의 열매, 이듬해 핀 꽃과도 잘 어울려(The sheath-shaped fruit goes well with the flowers that bloom the following year), 박태기나무 속엔 유다가 목매달고 죽은 유다나무도 있음 본문

스크랩(씨알여행 글 등)

유기열의 씨알여행231-칼집모양의 열매, 이듬해 핀 꽃과도 잘 어울려(The sheath-shaped fruit goes well with the flowers that bloom the following year), 박태기나무 속엔 유다가 목매달고 죽은 유다나무도 있음

futureopener 2025. 8. 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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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기나무는 꽃이 잎 보다 먼저 핀다. 양 끝이 뾰족한 칼집모양 또는 긴 타원형의 열매는 익어도 일부는 떨어지지 않고 해를 넘기어 봄에 피는 꽃과 함께 사이좋게 지내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드물지만 특이하게도 가을(11월)에 꽃이 피어 거무튀튀한 열매를 빛내기도 했다. 씨는 길이4~8mm의 한 끝이 직선에 가까운 도톰한 타원형이다.

 

덜 익은 씨와 채집 장소별 익은 씨
어린 열매 안의 씨와 맥에 붙은 모습과 익은 열매

자라는 곳의 흙이 기름지면 새 가지와 잎만 무성하게 자라고 꽃은 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살기 좋으니 영양생장만 하고 생식생장을 하여 대를 이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비단 박태기나무에서만 일어나지 않고 많은 식물에서도 똑 같다.

 

◼이름: 콩과(Fabaceae)식물로 학명은 Cercis chinensis 이다. 속명인 Cercis는 베틀 북(Weaver’s shuttle)를 뜻하는 그리스어 κερκις(kerkis)에서 유래되었으며 종명 chinensis는 원산지가 중국임을 뜻한다.

한글이름은 박태기나무다. 꽃봉오리가 밥알처럼 생기고 다닥다닥 붙어서 밥티기나무라고 한 것이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박태기나무로 변했단다. 사실 시골에 살던 필자도 어렸을 적에는 밥티(튀)기라고 불렀다. 이런 정감어린 이름을 놓아두고 왜 박태기나무라고 바꾸어 부르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는 못마땅하다. 박태기나무보다 밥티기나무가 꽃의 특성을 잘 살리고 정이 간다. 게다가 시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이 꽃을 보았던 많은 사람들이 밥티기라는 이름만을 듣고서도 옛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도 있어서다.

 

영명은 Chinese redbud인데 서양인들도 밥풀 모양의 빨간 꽃봉오리 특징을 살려 이름 지은 듯하다.

원산지로 알려진 중국이름은 자형화(紫荊花)다. 자주색 가시나무 꽃이라는 말인데 박태기나무 어디에서도 가시를 찾을 수 없으니 그 이유가 궁금하다.

북한에서는 꽃봉오리가 구슬 같다고 해서 구슬꽃나무라고 부른단다.

 

◼수형(樹形) 등: 낙엽이 지는 활엽(闊葉)관목(灌木, 떨기나무) 또는 소교목(小喬木, 작은키나무)이다. 필자가 본 가장 큰 박태기나무는 3m정도다.

 

◼잎: 잎은 꽃보다 늦게 어긋나며 가장자리가 매끄러운 넓은 심장형이다. 꽃이 핀 가지 끝에서 나오는 새 잎은 연록 색이고 매끄럽다.

 

꽃이 핀 뒤 가지 끝에서 새순과 잎이 남
익은 열매와 꽃의 공존
잎의 모양과 어긋나기

 

◼꽃: 꽃눈은 여름에 만들어져 겨울을 나고, 꽃은 4월 중순~5월 초순에 잎보다 먼저 줄기와 묵은 가지에서 핀다. 꽃가루받이를 빨리 하여 열매와 씨를 잘 만들기 위해서라고 본다. 새로 나온 햇가지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다. 그러나 묵은 줄기와 가지에서는 11월 중순에도 꽃이 피는 것을 보았다.

 

그런가 하면 자라는 곳의 흙이 지나치게 비옥(肥沃)하면 해(年)에 따라 새 가지와 잎만 무성하게 자라고 꽃이 피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영양생장만 하고 생식생장은 하지 않기도 한다. 대(代)를 이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기 때문인데, 이런 현상은 여러 다른 식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꽃은 줄기와 가지에 5~20개가 모여 피지만 햇가지에서는 피지 않는다. 모양은 콩과 식물의 꽃과 비슷하며 꽃잎은 5개(기꽃잎1, 날개꽃잎2, 용골꽃잎2)이고 암술1개 수술 여러 개다. 꽃은 진분홍이며 크기는 길이가 1~1.5cm다. 꽃자루는 5~10mm로 짧고 꽃대는 보이지 않는다.

 

◼열매: 열매는 양쪽이 좁고 뾰족한 납작한 줄모양의 꼬투리(莢果)로 칼집(한쪽 날 또는 양날 칼)모양 또는 끝이 뾰족한 긴 타원형 같다. 한쪽 옆구리에 맥(脈 또는 맥처럼 된 열개선)이 있으나, 다른 한 쪽 옆구리는 맥과 다르게 2쪽의 껍질이 그저 붙어 있는 모양새다. 맥은 옆구리에 있으나 옆구리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와 있기도 하다. 맥이 있는 옆구리는 직선에 가깝거나 약간 볼록하나 그렇지 않은 쪽은 약간 볼록하게 나와 있다. 열매 끝은 2~4㎜의 갈고리가 휘어져 있어 가시처럼 가늘고 뾰족하다.

 

줄기와 가지에 높이1~3㎜, 지름3~8㎜의 돌기가 나있으며 여기에 수 개에서 수십 개의 열매가 모여(뭉쳐) 달린다. 가지의 여러 곳에 열매가 모여달리면 마치 빨랫줄에 빨래를 뭉쳐서 널어놓은 듯하다.

열매자루는 5~15㎜이며 꼬투리와 붙은 부위는 핀 머리처럼 뭉툭하다.

 

열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을수록 붉은 빛이 물들어 가다가 적갈색이 되고 익으면 흑갈색~적갈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 5~12㎝, 너비 8~15㎜, 두께 2~3㎜이다. 광택은 없으며 겉에는 그물 모양의 잔주름이 많다. 물에 뜬다.

 

열매는 익으면 양 옆구리가 벌어져 2조각으로 갈라진다. 이때 약간 볼록한 옆구리가 먼저 갈라지고 직선에 가까운 맥이 있는 부분이 나중에 벌어진다. 물론 꼬투리가 갈라지지 않고 그대로 이듬해 붉게 핀 꽃과 함께 달려있거나 그대로 떨어지기도 한다. 열매에는 2~12개의 씨가 들어 있다.

 

◼씨: 씨는 도톰한 타원형 또는 원형에 가까우나 한쪽이 둥글지 않고 조금 패인(들어간) 듯한 데 이곳이 열매 안에서 맥과 붙어 있은 자리다. 맥에는 아주 짧은 돌기가 나와 씨와 연결되어 씨를 고정하고 양분과 수분의 공급을 돕는 듯하다. 색은 초기에는 연록색이고 익으면 흑갈색이나 검은 빛이 도는 초콜릿색이며 일부는 황갈색도 있다. 크기는 길이(지름)4~8㎜, 너비4~7㎜, 두께1.5~2.5㎜이다. 광택은 초기에는 조금 있으나 마르면 없어진다. 겉은 매끄럽다. 물에 가라앉는다.

 

봄날 진분홍 꽃 속에 앙상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열매를 본다. 어떤 때는 자녀들의 재롱과 희망을 보며 행복해 하는 엄마아빠가 연상되고 더러는 말없이 노년의 고독과 아픔을 인내하는 노인의 서글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아도 마음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지니 과연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어떤 맘을 먹을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며 그 또한 각자의 자유이니,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아름답고 좋게 보고 생각했으면 한다.

 

필자 주

 

1. 18년 전부터 최근까지 조사한 자료를 비교하고 검토하여 이 글을 썼다. 그러면서 식물의 고유특성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2. 박태기나무의 속명인 Cercis는 열매가 베틀 북을 닮아 베틀 북(Weaver’s shuttle)을 뜻하는 그리스어 κερκις(kerki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옛날 삼베 등을 짤 때 사용하던 큰 북과는 거리감이 있다. 박태기나무 열매 크기가 길이5~12㎝, 너비8~15㎜, 두께2~3㎜로 작기 때문이다.

베틀 북은 직조(織造)에서 중요한 도구로, 씨실을 감아놓은 길쭉한 물건이다. 베틀의 날실 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씨실을 날실 사이로 채워 넣어 직물이 되게 한다.

 

3. Cercis 속에는 10여종의 나무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C. siliquastrum을 유다나무(Judas tree)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예수를 배반 한 가롯 유다(Judas Iscariot)가 이 나무에 목을 매어 죽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일이 있은 뒤부터 흰 꽃이 유다 피에 물들어 빨간 꽃이 핀다는 전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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