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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일상다반사-서울도심의 아파트에서 만난 오색딱따구리(Great spotted woodpecker I met at the apartment in downtown Seoul) 본문

일상의 감상

유기열의 일상다반사-서울도심의 아파트에서 만난 오색딱따구리(Great spotted woodpecker I met at the apartment in downtown Seoul)

futureopener 2022. 8. 2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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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한참 열기를 뿜어내던 2022년7월28일 오후였다. 더위를 식히며 쉴 겸 아파트 숲을 산책하다가 운 좋게 오색딱따구리(Great spotted woodpecker, 학명 Dendrocopos major)를 만났다. 기분이 좋은 나머지 더위 잊는 건 덤이었다.

 

내가 만난 오색딱따구리는 나무를 일직선이 아닌 지그재그로 기어올라갔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사진을 찍어도 나무 위로 기어올라갈 뿐 날아가지 않았다. 되레 흘깃흘깃 나를 훔쳐보았다. 내가 자기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새는 어떻게 아는지 신기했다. 

 

서울도심 아파트에서 아름다운 오색딱따구리를 만난 것만 해도 놀랍고 즐거운 일인데, 나를 친구인 냥 대해주다니 마냥 좋았다. 그렇게 즐거워하고 있는 데 멋모르는 배달부의 오토바이소리가 들리자 오색딱딱구리는 두려웠던지 그만 훌쩍 날아갔다.

 

오색딱따구리의 앞과 옆 모습
위와 같은 오색딱따구리의 뒤(등쪽) 모습

그때 나는 한 마리의 오색딱따구리만 보았다. 

 

크기는 눈 짐작으로 길이가 15~20cm쯤 되었다. 

날개는 검은 색 바탕에 하얀색의 큰 무늬가 하나 씩 비스듬하게 세로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날개를 접은 새의 등엔 한자 뫼 산(山)의 가운데 획이 아주 짧고 양쪽 획이 긴 흰색 문양(紋樣)처럼 보였다. 날개 아래(끝)쪽 검은 색 바탕에 작은 흰색무늬 여러 개가 나 있어 조각난 흰색 띠처럼 보였다. 

 

가슴은 희고 아래 배 부위는 붉은 색이나 적갈색을 하고 있었다. 머리와 턱은 흰색에 검은 띠가 있었다. 머리 약간 뒤쪽엔 붉은 짧은 띠가 있는 것으로 보아 수컷으로 짐작되었다.

 

서울도심의 아파트에 오색딱따구리가 살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오색딱따구리가 살 정도로 서울의 자연생태계가 좋아진 건 생물다양성 보전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우거진 숲, 맑은 물, 깨끗한 공기는 동식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쾌적한 삶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양한 동식물과 인간이 더 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서울을 꾸준히 가꾸는 일은 기후변화위기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 뒤 오색딱따구리를 더 만나보고 싶어 틈 나는 대로 아파트 숲을 거닐며 찾아보고 있으나 더 만나지 못했다. 어디서 든 잘 살아 번성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또 언젠가 오색딱따구리 가족이 되어 만날 날이 오겠지! 기다리는 일이 하나 더 늘어 좋다.

 

필자 주

1.(오색)딱따구리는 초당15~20번정도, 초당6~7m의 빠른 속도로 부리로 나무를 쪼(두드리)는 데, 이때 충격이 미식 축구선수들이 서로 머리를 부딪힐 때 받는 충격 80g의 15배인 1,200g으로 추정된단다. 이렇게 충격이 큰데도 딱따구리가 뇌진탕이나 뇌 손상 등을 받지 않는 비밀은 첫째, 두개골(頭蓋骨)이 해면(海綿, sponge)처럼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크고, 이러한 충격흡수력을 목근육, 부리, 혀뼈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혀가 길어 두개골을 한 바퀴 돌아 감싸고 있는데, 혀에 들어 있는 혀뼈(설골, 舌骨)의 충격흡수력 역시 크단다. 둘째, 뇌를 둘러싼 내부 액체량이 적어 뇌의 흔들림을 줄여주기 때문이란다.

 

2.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잠실주공2단지를 재개발하여 2009년경에 입주를 한 리센츠(Ricenz) 아파트다.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 붙어 있다.

3.필자는 10년전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숲해설가로 활동할 때 오색딱따구리를 처음 보았다. 

 

4. https://en.wikipedia.org/wiki/Great_spotted_woodpeckerhttps://www.sciencetimes.co.kr/news 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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