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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44- 향나무..용트림 수형, 향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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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44- 향나무..용트림 수형, 향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futureopener 2012. 3. 2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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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ere does aroma of a juniper tree fly up to?

2년에 익는 씨, 자연 상태에선 수년 걸려 싹터

목재를 향으로 사용하고 향기가 나는 나무라 해서 향나무라 했다. 오래 살되 아주 마디게 자라서 수백 년 커 봐야 키는 10~15m 정도다. 여기다 어린 가지가 바람에 잘 휘말려 용트림한 수형을 이루어 수백 년 된 나무는 신비감마저 풍긴다. 때문에 우리나라 나무 중 천연기념물로 많이 지정되었다.

천연기념물로는 제48호 경북 울릉군 통구미, 제49호 경북 울릉군 대풍감, 제158호 경북 울진군 울진읍, 제194호 창덕궁, 제232호 경기 남양주시 진건면, 제240호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제312호 경북 울진군 울진읍, 제313호 경북 청송군 안덕면, 제321호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제 427호 충남 천안시 성환읍이 있다. 이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향나무는 나무 나이가 대체로 400년 이상 되고 신목, 성황목, 당산목 등으로 숭배되기도 한다.

향나무는 일반나무와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첫째, 암수딴그루로 알려져 있으나 암수한그루도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내 입구 신광마을 앞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향나무는 암수한그루다. 열매가 맺혀있고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같이 피어 있다.

  암수딴그루로 알려져 있으나 암수한그루의 암꽃과 수꽃이 같이 핀 모습
둘째, 한 나무에 2종류의 잎이 있다. 끝이 뾰족한 바늘잎과 끝이 뭉뚝한 비늘잎이 공존한다. 바늘잎은 어린 가지나 오래된 나무의 새 가지에서 나고, 비늘잎은 오래된 나무의 가지에서 나온다.

셋째 열매 겉이 4개와 5개의 조각을 이어 붙인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어 붙인 듯이 보이는 조각이 4개인 것은 돌기가 4개이고, 5개인 것은 돌기 또한 5개다.

넷째 열매가 1년에 익지 않고 2년에 걸쳐 익는다. 대부분의 식물이 봄에 꽃가루받이를 하면 그 해 가을에 열매가 익는 것과는 다르다.

1,2년차 열매
초기 씨
향나무는 청정(淸定, 淸正, 淸淨, 淸靜을 다 포괄하는 것으로 본다.)을 상징한다. 때문에 지금은 조경수로 정원에 많이 심지만 옛날에는 궁궐이나 절, 묘 등의 주변에 많이 심었다.

열매는 둥글거나 약간 높이가 옆 길이보다 짧은 편구형이다. 겉에는 조각의 이음부분이 얕은 골이 져 있고 4~5개의 작은 돌기가 있다. 그 모습은 위에서 보면 5개 돌기가 있는 열매는 가운데에 돌기가 하나 더 있고 4개짜리는 가운데에 돌기가 없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다. 1년이 지난 이듬해 봄에는 연한 갈색이나 누런빛이 도는 황록색이나 녹갈색이다. 익으면 검은 색에 가깝다. 열매가 희게 보이는 것은 겉에 흰 가루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크기는 높이(길이) 7~9㎜, 넓은 쪽 길이(너비) 8~11㎜, 좁은 쪽 길이(두께) 6~8㎜다. 광택은 없다. 겉은 매끄러운 편이다. 녹색이든 검은 색이든 물에 다 뜬다.

열매는 비늘잎의 잔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잔가지 길이는 대체로 6㎜ 이내로 짧다. 열매는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지 않는다. 익은 열매살은 푸석하고 즙이 거의 없다. 측백나무 열매와 달리 껍질을 쪼개도 그다지 끈적이지 않는다. 열매에는 1~6개의 씨가 들어 있다.

바늘 잎과 비늘 잎
씨 절단면
씨는 둥그런 부위를 아래쪽으로 하여 세로로 선 자세로 들어 있다. 껍질은 열매살을 포함해서 두께가 1~2㎜정도다. 익은 열매는 벌레 먹은 것이 많아 껍질을 까보면 알갱이 모양의 벌레 배설물이 많다.

씨는 안쪽 면은 편평한 2면이 맞닿아 능각을 이루고 바깥 면은 볼록하다. 대체로 아래와 위 끝이 좁은 납작 도톰한 세모뿔이다. 열매에 들어 있는 씨의 수에 따라 타원형의 공을 세로로 2~6등분한 모양이기도 하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 빛이 도는 흰색에 가깝다. 익을수록 연한 갈색을 거쳐 진한 갈색이 된다. 크기는 높이(길이) 4~6㎜, 너비 2.8~3.3㎜, 두께 1.8~2.3㎜다. 어린 씨와 싱싱한 씨는 광택이 약간 있으나 익은 씨는 장소와 조사 시기에 따라 광택이나 윤기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열매에서 바로 꺼낸 씨는 대체로 광택과 윤기가 있다. 어떤 씨는 기름칠 한 것처럼 반질반질하고 윤택이 있다. 겉은 매끄러운 편이지만 겉에 몇 개의 얕은 잔주름이 있다. 잘 여문 씨는 물에 가라앉으나 뜨는 씨도 있다. 진 토닉 향이 난다.

2년차, 1년차 씨
씨 아래에는 열매에 붙은 자욱이 뚜렷하다. 씨 알갱이는 희고 씨껍질은 딱딱하며 두께는 0.2~0.3㎜다. 1년 차 씨는 배와 배유가 성숙되지 않아 비어있다.

겨울철 나무 열매가 적을 때 직박구리가 향나무 열매를 즐겨 먹는다. 새의 배설물에 섞인 씨는 소화가 되지 않고 씨 그대로 있다.

번식은 삽목으로 하거나 씨를 심어서 한다. 삽목을 할 경우는 어린나무가 좋다.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씨를 심어서 번식하는 경우는 자연 상태에서는 발아기간이 수년 걸린다. 그 이유는 씨껍질이 물 흡수성이나 투수성이 낮으며 씨가 휴면상태에 있고, 씨껍질 등에 발아억제물질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싹 마른 열매보다는 싱싱한 열매에서 씨를 얻어 말리지 말고 바로 물이 어는 정도의 저온에 습한 상태로 저장하거나 노천매장(露天埋藏)을 하면 발아기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진한 황산에 약 40~50분 처리한 후 저온에 습한 상태로 저장을 하면 발아를 촉진할 수 있다.

향나무를 보면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향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기도하는 이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는 절대자일지 모른다.

그렇게 멀리 멀리 향나무 향은 가는 모양이다. 향불이 우리 모두의 소원을 싣고 신에게 전달하여 다 이루어질 수 있게 했으면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돌기 4, 5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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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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