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내가 시 될 때까지 (56)
희망과 행복의 샘 Spring of Hope & Happiness
<솔체꽃> 나를 사랑하나요? 그럼 나를 꺾어 그대 가슴에 품으려 말고 들판이나 숲에 그대로 놓아두세요. 안 보이면 생각이 나겠지요? 외롭고 그립겠지요? 그러면 언제나 찾아와 바라보고 쓰다듬어 주세요. 그러다보면 저는 그대 마음 깊숙이 들어가 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 있을 거..
바람은 울어도 노래로 들린다. 그래서인지 스쳐지날 때 바람은 스치는 것들에 그리움을 남긴다. 바람은 아무래도 잡아놓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별을 스쳐지나갈 때 바람은 황홀할지 모르지만 별은 그리움에 빠진다. 별을 스쳐가는 바람처럼 바람은 나를 만나기만 하고 그냥 간다. 나 역..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를 보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 신을 벗을 때는 바르게 벗어놓았는지 아래를 보고 문지방을 넘을 때는 고개를 숙여야 한다 혀를 감추고 입을 다물되 귀를 열어라 하늘에 구멍을 뚫고 그 위로 머리를 내놓으려 하지마라 고요하고 맑은 호수가 되..
때 없이 숱한 꽃들이 피고 지건만 꽃 한번 볼 새 조차 없는지 다들 정신 없이 앞만보고 뛰어만 가네 뒤에 남은 꽃 홀로 서러운냥 고개숙이네 나 혼자 뒤처져 조용히 가까이 다가가 꽃과 눈을 맞추니 천지에 생기가 되살아나네. <수레국화>
여름 날 아침 숲에서 보았네. 덤불을 헤집고 올라와 마주보고 핀 종처럼 생긴 꽃 무엇이 그리 수줍은 지 언제나 고개 숙이고 있었네. 얼굴 한번 보려다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네. 가을 날 오후 숲에서 보았네 낙엽 몇 잎 달린 가는 줄기에 노부부인 냥 수수한 열매 무엇이 그리 좋은 ..
구름 낀 흐린 하늘에 간신히 금을 그으며 한강을 건너 창틈으로 찾아온 한 줄기 햇빛 방 안의 나에게 인사를 한다. 커피 한잔 마시며 마주하니 막힌 것을 뚫기도 하고 막으려는 것들과 무진 마찰을 하면서 온 탓인지 아주 맑고 빛나 눈이 부시다. 나는 누구에게 이런 빛이 되고 있는가? 빛 앞에서 가끔 ..
꿈은 늙는 게 아니라 신념과 열정을 먹으며 이루어지고 진화할 뿐이다 죽음의 문턱도 꿈은 막지 못한다 하여 꿈이 없는 사람은 살아있어도 죽은 거와 같다
눈이 내리네. 어쩌다 커피숍 창가에 인연인지 오직 한 사람과 마주앉아 먼저 손을 내민다. 죄가 되면 인연으로 다 돌리련다. 어제는 지나가서 까마득하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아 닿지 않는다. 있는 건 지금 이 시간 밖에 없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것 또한 부끄럽지만 빈 손 내주는 일 밖에 ..
신이 없다는 사람도 다급하면 신에게 용서를 구한다. 사람은 밉지만 신은 언제나 죄는 용서한다. 하지만 난 신이 아닌 인간으로부터 용서를 받고 싶다. 사람이니까. 사람이 날 영 용서할 수 없다면 섭섭하지만 어쩌랴! 꽃에게 용서를 구하는 수 밖에. 꽃은 나에게 사람 이상이며 스스로에게 물어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