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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 될 때까지

종덩굴을 앞에 놓고

futureopener 2011. 12. 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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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날 아침 숲에서 보았네.

덤불을 헤집고 올라와 마주보고 핀 종처럼 생긴 꽃

무엇이 그리 수줍은 지 언제나 고개 숙이고 있었네.

얼굴 한번 보려다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네.


가을 날 오후 숲에서 보았네

낙엽 몇 잎 달린 가는 줄기에 노부부인 냥 수수한 열매

무엇이 그리 좋은 지 언제나 마주보며 환하였네.

눈보라가 앗아갈 때까지 찡그린 얼굴 한번 못 보았다네.


숲 밖 세상에서는 종을 울려

꽃을 피우고 벌 나비를 불러 모을지 모르지만

숲에서는 꽃이 피고 바람이 불면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노래를 하고 걸을 수 없는 것들이 춤을 춘다네.

 

*종덩굴 : 덩굴성 식물로 꽃은 종처럼 생겼고 열매송이는 멀리서 보면 솜뭉치처럼 보이며, 열매는 긴꼬리에 털이 달린 올챙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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