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행복의 샘 Spring of Hope & Happiness
빗 속에서 만난 사람 본문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한 사람이 우산도 받지 않고 비를 맞으며 길을 갔다.
뛰지도 않고 뚜벅뚜벅 힘없이 걸었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우산을 같이 받고 가시지요."
이상하다는 듯 나를 처다보았다.
"괜찮아요. 먼저 가세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시 빗속을 걸었다.
"방사능 피해가 있을지 모르고
감기도 걸릴 염려가 있으니 제가 가는 데까지만 같이 가시지요."
"호의는 고맙지만 그냥 가겠습니다.
제 걱정하지 마시고 먼저 가세요."
이상했다. 혹시 비를 맞으며 가는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했다.
"비를 맞으며 가는 특별한 까닭이 있나요?"
그 사람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던졌다.
"희망이 없어서요."
아주 뜻 밖의 대답이었다.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비를 맞는다고 없는 희망이 생기나요?
오히려 비를 피하고 건강이라도 해야 되지 않나요?"
그는 멈추어 서서 나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을 확인하면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는 상황이 되면
그땐 희망이 생길 것 같아서요.
아직 더 나빠져야 최악이 될 것 같네요.
나빠질 데로 나빠지게 내 버려 두세요."
한 대 두들겨 맞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세요. 그러나 일부러 상황을 나쁘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대신 최악의 상태에 처했다고 여기고 일어서세요."
결국 우산을 같이 받고 얼마간 같이 걸었다.
나와 가는 길이 달라 헤어질때까지 가다가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희망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니까요."
이렇게 말하고 헤어졌다.
나는 그 이가 안 보일 때까지 서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너무 쓸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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