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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230-행운목은 신기할 만큼 강인하고 지혜롭게 살아남아(Dracaena fragrans survives wonderfully strong and wis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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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230-행운목은 신기할 만큼 강인하고 지혜롭게 살아남아(Dracaena fragrans survives wonderfully strong and wise)

futureopener 2023. 7. 1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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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목(Dracaena fragrans) 줄기를 꺾어 물에 담가 놓았더니 아래서는 뿌리가 자라고 위에서는 꽃이 피었다. 꽃이 시든 뒤 그 줄기를 화분에 심었더니 꽃대축(Rachis)이 나온 부위에서 새순이 나와 자랐다. 이보다 더 강인한 생존력을 가진 식물이 또 있을까?

키가 큰 줄기를 끊기 전 행운목

끊어낸 줄기가 물에서 핀 꽃
꽃이 시든 줄기가 화분에 심은 뒤 새순을 내고 자람

 

 
 

그뿐 아니다. 행운목은 줄기를 잘라내고 남은 밑동에서는 새싹이 돋아나고 뿌리에서는 새 순이 나왔다. 새순이 어린 식물로 자람에 따라 새싹은 스스로 말라 죽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새싹과 새순 둘 다 키우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을까? 더 나아가 어떻게 욕심 부리지 않고 분수에 맞게 줄기의 새싹을 버리고 뿌리의 새순 만을 현명하게 선택하여 잘 키울 수 있을까? 후대를 잇는 기교와 지혜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키가 큰 줄기 1개를 끊어내고 남은 줄기와 행운목

 
남은 줄기에 돋아나 자라는 새싹(가까이서 찍음)
말라 죽은 새싹과 잘 자라는 새순

 

행운목(Fortune plant, Happy plant)은 공기정화식물로 알려져 있다. 나사의 청정공기 연구(NASA Clean Air Study) 결과도 행운목이 포름알데히드, 자일렌(키실렌), 톨루엔 등과 같은 실내오염물질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할 정도다(Wikipedia).

 

2009년2월 현재 집으로 이사 올 때에 2그루의 행운목 묘를 사서 하나의 화분에 심어 지금도 키우고 있다. 둘 중 줄기가 하나인 행운목이 줄기(가지)가 2개인 것에 비해 키가 너무 커서 올해 02월중순에 줄기를 19cm정도만 남기고 끊어냈다. 끊은 줄기를 물병에 꽂아 두었는데 신기하게도 뿌리가 생기고 꽃까지 피었다. 10년 이상 꽃이 피지 않던 행운목이 줄기를 꺾어 물병에 꽂아두었더니 꽃이 피었다. 이를 보면 생존에 위험이 닥치면 행운목은 온 힘과 정성을 다해 후대를 이을 궁리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열매는 맺지 못하고 꽃은 시들었다.

 

행운목 꽃은 원뿔꽃모양꽃차례(圓錐花序, Panicle)로 1개 꽃대축에 수십 개의 꽃이 달린다. 꽃은 희고, 양성화로 암술1, 수술6개이며 꽃잎은 6조각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은 시들었지만 줄기엔 잎이 하나 남아 있고 뿌리가 튼실하여 물병에서 꺼내 화분에 심었다. 그랬더니 그 줄기는 흙 속에 뿌리를 내려(活着하여), 시든 꽃대축이 남아 있는 줄기 끝에서 새순을 내어 잘 크고 있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놀라운 생존능력이다.

 

행운목은 지구상에 어떻게든 오래 살아 남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생식(번식) 수단을 다양화하고, 환경이 변하면 적응하고, 삶의 조건이 열악하면 견뎌내고, 시련이 닥치면 이겨내며,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만 소유하는 것 같다. 용기를 내어 버리지 않고 다 움켜쥐면 살아남기 어려운 줄 알고, 욕심 부리지 않고 분수에 맞게 사는 듯 하다.  이런 점에서는 행운목이 나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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