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열의 베트남 109- 광활한 고구마 밭과 꽃(Kiyull Yu's Vietnam 109-The vast sweet potato field and flowers )

메콩 델타 빈롱의 고구마 재배단지

메콩 델타 빈롱 도(Vĩnh Long Province)에는 약12,000ha의 고구마 밭이 있다. 들판에 끝없이 펼쳐진 고구마 재배단지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그곳은 고구마 재배에 맞지 않는 찰흙 논이었다. 고구마 꽃도 많이 피어 있었다.    

There are about 12,000ha of sweet potato fields in Binh Long province, Mekong Delta. The size of the sweet potato cultivation field endless was beyond imagination. But the sweet potato plantation complex was not suitable for growing sweet potatoes as the clay paddy field. There were also a lot of sweet potato flowers.

끝이 안 보이는 고구마 재배단지

2019년 3월 8일 빈롱 도의 빈딴 구(Bình Tân District)의 고구마 재배단지를 방문했다. 그곳에 가기 전까지는 메콩 델타는 충적토(沖積土, alluvium)의 찰흙(점토, 粘土, clay)으로 고구마 재배가 안 될 것으로 생각했다. 왜냐면 고구마 재배적지(栽培適地)는 배수가 잘 되고 덩이뿌리(괴근, 塊根)가 잘 형성되는 사양토(砂壤土)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주로 산기슭의 황토밭이나 강가의 비옥한 사양토에서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아무튼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찰흙 논에서 고구마를 재배해서 그런지 재배 시기는 건기에 몰려 있었다. 건기의 가뭄피해를 막으려고 고랑(Furrow)을 넓게 만들어 물을 넉넉히 가두어 두었다. 반면에 고구마가 습해에 약한 점을 고려하여 고랑을 깊게 파서 고랑 물 수면을 낮게 했다. 이러한 고구마 재배방법 개발은 이곳 사람들이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지혜의 산물이었다. 

메콩 델타에서 생산되는 고구마 종류

여기서 재배되는 고구마는 자색(紫色, 보라), 겉은 붉으나 속이 흰색과 연노랑색이 대부분이었다. 품종명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국에는 밤고구마(분질 고구마)계통인 율미, 신율미, 신건미, 고건미, 물고구마(점질)계통인 증미, 연황미, 건풍미, 생식용인 신황미, 주황미, 자색고구마인 신자미 등의 품종이 있다.

이곳에 고구마 재배단지가 형성된 데는 중국 영향이 크다고 했다. 중국이 이곳의 풍부한 값싼 노동력과 비옥한 토지에 눈독을 들여 씨 고구마와 재배기술을 전수 하고, 여기서 생산된 고구마 대부분을 수입해 간데서 현재와 같은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정도 생산량이 늘어나니 수입량을 줄이거나 싼 가격으로 수입해가서 현재 농민들은 걱정이 많다고 했다.

생산량은 늘고 수출량은 줄어든 데다 수출가격마저 싸다보니 과잉생산과 농가소득감소가 큰 문제가 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곳에 고구마를 비롯한 바나나, 잭푸루트, 타로, 연 씨 등을 가공하는 공장(회사명: công ty tnhh đồng phát food)이 건설되어 가동 중에 있다. 가공품은 단순한 건조제품이 주고 1일 가공능력은 약100톤이다.

메콩 델타에서는 한국과 달리 고구마 순은  채소로 거의 먹지 않는다. 과잉생산 문제의 해결방안의 하나로 한국과 같이 고구마 순을 채소로 사용했으면 한다.

고구마 꽃

돌아오는 길에 고구마 밭을 다시 보니 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꽃은 통꽃으로 메꽃이나 나팔꽃과 비슷했다. 색은 꽃잎 아래 중앙은 보라색이고 꽃잎 중간 위로는 연한 분홍이나 흰색이었다. 꽃부리(花冠)는 5각형이고 지름은 약3~4cm, 꽃잎 높이(길이)는 약4~5cm이었다. 

고구마 꽃말은 행운이다. 꽃을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날 저녁 난 호텔 야외식당에서 메콩 강의 멋진 야경을 감상하며 근사한 저녁식사를 했다. 좋은 사람들과 유익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한국에서는 고구마 꽃이 “100년에 한 번 피는 행운의 꽃”으로 알려져 있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문과 방송에서 고구마 꽃 피는 것이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구마 밭에 가면 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구 온난화로 한국기후가 아열대로 변해가고 있다는 징후다. 왜냐면 원래 고구마는 열대와 아열대의 단일성 식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보지 않고 판단하면 잘 못을 저지르기 쉽다. 메콩 델타에서는 찰흙 논에서 고구마 재배를 하는 것처럼 비상식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상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가능하면 관련된 현장을 가서 보고 듣고 체험해본 뒤에 하는 것이 현명하다.     

If you judge without seeing, it is easy to make a mistake. This is because non-common sense can be common sense depending on time and space, just like growing sweet potatoes in clay paddy fields of Mekong Delta. Therefore, when making any important decision, it is wise to go to the relevant sites see, hear, and experience them before making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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