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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 111-(환경에 따라 일출 느낌 달라(Kiyull Yu's Vietnam 111-The sunrise was felt different depending on the environment)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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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 111-(환경에 따라 일출 느낌 달라(Kiyull Yu's Vietnam 111-The sunrise was felt different depending on the environment)

futureopener 2019. 11. 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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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껀터 까이랑, 메콩강 위 일출, 2018.09.10. 05.52.05



나의 경우 만물은 환경에 따라 모습이나 느낌이 달랐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도 마찬가지였다. 일상 보는 일출도 보는 환경이나 분위기에 따라 달랐다. 보는 때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해돋이의 모습과 느낌은 크게 달랐다. 

In my case, all things were looked and felt differently depending on the environment. The same was true of all the phenomena that happen in the world. The daily sunrise also varied depending on the environment and atmosphere in which one sees it. Depending on the emotional state of viewing, the appearance and feel of the sunrise was very different, too.


나는 아프리카 르완다 무산제의 부소고, 베트남 껀터의 까이랑, 한국 서울의 송파에서 각각 2년 이상을 살았다. 


무산제 부소고는 해발 2,200m의 고산지대다. 여기서는 단층의 20평이 채 안 되는 벽돌집에서 살았다. 현관문을 열면 1m 너비의 자갈로 만들어진 흙마루(土房)가 있고 이어서 텃밭이 있었다. 집 주변은 시멘트나 아스팔트가 없는 맨땅이었지만 풀과 나무들이 우거지고, 새들은 거기가 지네들 세상인 듯 신나게 맘껏 놀았다. 뒤로는 해발 3,500m가 넘는 인훼베 윙궤(Intebe y’Ingwe) 산, 앞으로는 300여m의 이름 모르는 산과 옥수수, 감자 밭이 있었다.


껀터 까이랑은 해발고도(海拔高度)랄 게 없는 광활한 평야이다. 여기서는 1동이 홀로 우뚝 솟아 있는 30평대 아파트 10층에서 살았다. 길 건너에는 종합병원이 있고 걸어서 30여분 거리에 메콩 강이 있었다. 아파트 방에서 보면 메콩 강, 푸른 숲 건너편의 껀터 대교, 껀터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서울 송파는 해발 40m가 못되는 평지에 있는 현대화된 도시다. 이곳에서는 30평대 아파트 13층에서 살고 있다. 걸어서 20여분 거리에 한강과 세계에서 5번째로 높고 한국에서 제일 높은 555m의 롯데월드타워가 있다. 껀터의 아파트와는 완전히 다르게 집에서 밖을 바라보면 학교 옥상과 아파트 숲, 아파트 사이와 그 너머로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서울 아파트치고는 앞이 확 트였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막혀 있거나 갇혀 있는 느낌이 강하다. 


여러 가지로 다르지만 3곳에서 살던 집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운 좋게도 3곳 어느 집에서나 해돋이를 보며 살수 있다는 것이었다.


해 뜨는 시간은 베트남과 르완다 집에서는 보통 5시40분에서 6시20분 사이였다. 적도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르완다 무산제와 베트남 껀터는 낮과 밤의 길이가 년 중 거의 비슷하고 일출시간도 거의 일정했다. 서울은 일출시간이 계절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서울 일출시간은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대체로 11월~02월은 7시~8시, 3,4,9,10월은 6시~7시, 5월~8월은 5시~6시쯤 된다. 하지만 실제로 서울 집에서 일출을 보는 시간은 고층 아파트가 가리고 있어서 그런지 이보다 약간씩 더 늦었다.


해돋이라는 자연현상은 같은 데 3곳의 해 뜨는 모습과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르완다 무산제 부소고, 2013-06-20. 06.34.20

르완다 집에서는 해가 먹물처럼 검은 어둠을 뚫고 산 위로 떠올라 옥수수, 감자 밭 위를 서서히 밝혀주었다. 빛이 한 꺼풀씩 어둠을 걷어내면 일을 하거나 밭으로 일하러 가는 농부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 햇빛이 선물로 느껴졌다. 아침이 오는 모습이 신비하고 신성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베트남 껀터 까이랑, 2019.02.13. 06.20.13


베트남 집에서는 해가 멀리 보이는 메콩강 위로 물안개나 구름을 헤집고 붉게 나타났다. 메콩강 탓에 습한 것인지 안개와 구름이 많아 강물 속에서 떠오르는 해는 보기 어려웠다. 해가 아래서 위로 떠오르기보다 강위로 어느 정도 올라와 구름이나 안개를 걷어 내거나 헤집으면서 나왔다. 신비나 신성한 느낌보다는 장엄했다. 땅의 어둠과 함께 하늘의 어둠과 구름을 날려 보내는 해돋이는 현란하고 웅장한 느낌이 강했다.



한국 서울 송파, 2016.09. 21. 06.39.33

서울 집에서는 해가 아파트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아파트 위로 떠오른다. 신비함, 신성함, 장엄함 보다는 단순함과 놀라움으로 느껴졌다. 해는 아파트 뒤에서 어떻게 자다가 아침이면 어떻게 일어나 고층 아파트 위를 넘어 하늘로 올라가는가? 이런 기계적 이성적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해돋이는 해가 아침에 땅위 하늘로 떠오르는 현상이다. 누가 어떤 심정, 어떤 환경에서 보든지 일출 그 자체는 같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장소, 보는 사람에 따라서 일출 모습과 일출에 대한 느낌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었다. 


나는 거의 매일 아침 5시30분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난다. 수십 년 그렇게 생활하다보니 이젠 습관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일출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상이다. 가끔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어 아침에 해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지 못하면 서운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매일 보는 해 솟음이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조금씩이라도 달라 보이고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같은 집에서 같은 일출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은혜이고 기쁜 일인가!!!

I have waken up between 5:30 and 6:00am almost every morning. After decades of living like that, it has become a habit. It is a daily pleasure to wake up in the morning and watch the sunrise. Sometimes it’s raining or cloudy in the morning. So, I feel even sad if I don't see sunrise. It's such a sunrise I see every day, but it both looks and feels a little bit different. How great a blessing and a joy that I can both see and feel the same sunrise in the same house a little differently every day!!!   

             

keyword 일출 환경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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