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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212-변덕쟁이 과일, 설탕사과(KiYull Yu's seed story 212-Whimsical fruit, sugar appl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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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212-변덕쟁이 과일, 설탕사과(KiYull Yu's seed story 212-Whimsical fruit, sugar apple)

futureopener 2021. 6. 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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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인 설탕사과는 변덕이 심하다. 덜 익은 열매는 녹색이며 아주 단단하다. 익으면 녹색이 황록색으로 변하고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갈 정도로 부드러워진다. 그러면서 껍질 조각사이의 금이 희어지고 넓어진다. 이때 껍질을 벗기면 껍질조각이 잘 떨어지며 속살이 하얗고 부드러우며 즙이 많고 달다. 그러다 며칠 지나면 흑갈색으로 변하면서 다시 딱딱해진다. 그러면 껍질도 잘 안 벗겨지고 속살이 암갈색으로 변함과 동시에 즙도 줄어들고 코크처럼 되며 씨만 수북해져 먹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실온에서 오래 보관하기 어렵다. 변덕이 심하기론 제일인 것 같다.

 

익은 열매
썩어 코르크와 된 열매
정상 열매의 종단면

 

설탕사과는 포포나무과(Annonaceae)의 열대식물로 학명 Annona squamosa, 영명 sugar apple, sweet apple, sweetsop(단즙)이다. 대만, 홍콩과 중국에서는 sek-khia(釋迦-열매모양이 석가모니 머리를 닮았기 때문)나 번여지(番荔枝), 베트남에서는 mãng cầu ta나 na로 불린다.

 

국명(한글이름): 일부 번여지로 불러지고 있으나 공식적인 한글이름은 아직 없다. 열매모양만 보면 대만 등에서 부르는 석가나 부처머리가 어울린다. 식물 중에 불두화(佛頭花)가 있어 불두과(佛頭果)로 할까도 했으나 감상하는 꽃과 달리 먹는 과일에 부처머리(佛頭)를 붙이기가 어색하고 예의상 맞지 않아서 널이 쓰이는 영어이름인 sugar apple을 번역하여 설탕사과라 했다. 

 

실제로 이 과일을 먹어보면 설탕을 물에 버무려놓은 듯 달고 속살모양도 설탕 버무림이나 아이스크림과 비슷하여 설탕사과란 이름과도 어울린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사과가 열대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열대에 사는 사람은 사과를 무척 먹고 싶어 하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옛날에 한국인이 바나나를 먹고 싶어 하였듯이 말이다.

 

형태: 설탕사과는 열대 반낙엽성  작은 키 나무나 관목으로 키는 3~5m다. 가지가 많다.

: 잎은 어긋나며 긴 타원형이고 주맥과 측맥이 뚜렷하다. 잎 가장자리는 매끄러우나 살짝 물결모양이다. 크기는 길이5~15cm, 너비2~6cm다. 잎자루는 0.5~2.5cm다.

 

: 홑꽃차례(單頂花序) 또는 2~4개의 꽃이 모여 핀다. 꽃은 양성화로 꽃잎(외화피)은 3개이며 피기 직전 꽃봉오리는 아래가 둥글고 위로 갈수록 가는 호리병 같다. 꽃이 피면 위 끝이 3갈래로 갈라져 벌어지나 그 벌어짐은 아주 적어 꽃술이 잘 안 보인다. 암술과 수술 모두 여러 개다. 내화피는 작거나 퇴화되었다고 하나 확인하기 어려웠다. 색은 녹황색이며 크기는 길이1.5~2.5cm다. 특이한 것은 꽃자루가 꽃의 길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길었다.

 

꽃봉오리
씨,
작은 나무, 잎과 가지

열매: 취과(聚果, aggregate fruit)로 둥글거나 심장, 또는 짧은 콘 모양이다. 익기 전에는 녹색이나 익으면 녹황색으로 변한다. 열매 껍질은 수십~수백 개의 다이몬드 형 돌기조각을 붙여 놓은 듯해서 언뜻 부처머리 같다. 크기는 지름(길이)이 5~10cm다. 무게는 100~250g/개이다.

 

익기 전에는 단단(딱딱)하나 익으면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갈 정도로 물렁해진다. 익을수록 껍질 색은 녹황색이나 연백색이 된다. 껍질은 손으로 떼면 잘 떨어져 벗겨진다. 칼로 깎을 필요가 없다.

열매를 자르면 열매자루 끝에 창 모양의 흰색(아래 부위 조금은 갈색) 축이 열매 중간부위까지 들어 있다. 이 축에 씨의 좁은 부위가 붙어 있다.

 

열매살은 하얀 크림 같고 즙이 많다. 향도 있으며 먹으면 참 달다. 아이스크림 같다. 다만 흠은 씨가 너무 많아 먹을 게 많지 않은 점이다.

또 다른 흠은 실온에 열매를 놓아두면 며칠 안 가서 부패하게 된다. 잘 익은 것은 일주일 이상 상온 저장이 어렵다. 부패하면 썩는 게 아니라 열매살이 코르크 화 되고 색도 갈색으로 변하여 씨만 남아 먹을 수가 없다. 익은 과일을 오래두면  딱딱해지는 데 이것은 열매살이 코르크 화 때문이다.

 

1개 열매에는 20~50개의 씨가 들어 있다. 씨는 도톰한 타원형이다. 색은 검은 색, 흑적색, 적갈색이다. 크기는 길이1.0~1.5cm, 너비 5~8mm, 두께3~4mm다. 씨의 아래 끝에는 1~2mm의 털(실)이 달려 있는 데 이것이 열매 중심축에 박혀있다.

 

씨껍질은 두께가 1mm정도이며 딱딱하다. 껍질 겉은 매끄러우나 안쪽은 아주 미세한 가시털이 나 있어 이것이 씨알갱이 속에 박혀 있다.

씨알갱이는 희거나 누런색이며, 씹어보니 씁쓰름했다.

 

설탕사과는 맛이 좋고 향도 있으나 씨가 많고 보관성이 나쁜 게 흠이다. 따라서 씨의 크기와 수를 줄이고 저장성을 개선하면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과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씨가 적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품종을 육종해주기를 기대한다.     

 

필자 주

1. https://en.wikipedia.org/wiki 를 참고했다.

2. Annona squamosa를 영어로 sugar apple이라고 한 이유는 모른다.  다만 열대지역사람들은 사과를 무척 좋아 한다.  옛날 우리가 바나나를 좋아하고 먹고 싶어 하듯 열대인은 사과를 귀하게 여기고 먹고 싶어 한다. 그래서 달고 사과처럼 둥글어 설탕사과로 했을 것이라고 필자는 추정할 뿐이다. 그러나 식물분류학상으로는 목, 과, 속이 모두 달라 사과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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