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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 114-껀터에선 장의행렬에서 북을 친다. 왜?(kiyull Yu's Vietnam 114-Drumming in the funeral procession, Can Tho. Why?) 본문

스크랩-브런치 글,유기열의 베트남

유기열의 베트남 114-껀터에선 장의행렬에서 북을 친다. 왜?(kiyull Yu's Vietnam 114-Drumming in the funeral procession, Can Tho. Why?)

futureopener 2019. 11. 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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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본 운구차


‘북소리가 들린다. 오늘 또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구나.’

껀터에서 생활할 때 아침에 북소리가 들리면 저절로 혼자 중얼거린 독백이다. 껀터에서 아침 북소리는 장의행렬이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I hear the drums. Another man is going to leave the world today.'

It was a monologue mumbled to myself, when I heard the drum sound in the morning during living in Can Tho. Because the morning drumming in Can Tho is a sign that the funeral procession is passing by.     


사람이 죽어 세상과 가족과 영영 이별하는데 껀터 사람들은 왜 슬퍼하기보다는 북을 치는가? 

Why do Can Tho people beat drums rather than grieve when a man dies and says farewell forever to the world and to their family ?   

 

아파트에서 바라본 장의행렬, 붉고 금빛 운구차 앞 트럭에 탄 사람들이 북을 침


궁금하여 틈이 있을 때마다 그곳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들의 답을 종합해보면 이러했다.

   

-장의차가 이동할 때 북을 치는 건 이곳 전통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이런 전통이 잊혀져가고 퇴색하여 요즘엔 일부 사람들의 장례에서만 볼 수 있다.    


-장지로 갈 때 북을 치는 장례문화의 전통은 베트남인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베트남인은 사람이 죽으면 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상을 만나러 가는 것이기에 슬프지 않고 오히려 기쁜 일이라고 믿는다. 그러기에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죽은 자를 장지로 인도한다.

   

이런 대답에 일리가 있고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그러나 죽으면 조상을 만난다는 것은 믿음의 문제이지 이성의 문제는 아니다. 보고 체험한 것도 믿기 어려운데 보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죽고 싶다고 죽을 만큼 고통스럽다고 하지만, 막상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드물다.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믿는 신앙인은 죽으면 천국이나 극락세계에 간다고들 하면서도, 그들 또한 죽지 않기를 바란다.     


왜 그럴까? 

-죽음 자체는 물론 죽은 뒤의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이 두렵다. 만약 죽음과 사후세계가 이승의 삶보다 더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을 체험한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확실하여 믿음으로 뿐만 아니라 이성으로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다면 사람이 지금처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럴만한 확실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기를 싫어한다. 만약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아무도 지금처럼 죽음을 두려워하고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이 슬프고 아픈 까닭은 영원한 이별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죽었다가 살아나 살은 사람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단 하나 죽었다가 3일 만에 부활하여 승천한 예수(Jesus Christ)를 빼고는 없다. 죽었다 살아난 예수가 부활한 뒤에 얼마나 오랫동안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성경과 성경에 관련된 기록에는 조금 나와 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가 부활하여 막달라 마리아와 그의 11제자에게 나타나고, 40일 동안 사도들에게 나타났다가 하늘로 올라간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예수의 부활에 대해 기록된 일반 역사서는 없다시피 하다.    

 

예수의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다. 그러나 예수부활(Resurrection, 復活)은 종교적 신앙의 일로, 믿음 없는 일반사람이 이성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은 죽음과 사후세계를 모르고,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죽음을 무서워하고 죽기를 싫어한다.  

   

오토바이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로 도심을 지나 가는운구차

그렇다. 죽음은 무섭고 싫은 거다. 하지만 어쩌랴! 죽는 것은 태어난 자의 운명이다. 이런 점에서 껀터인이 죽은 자를 무덤으로 인도할 때 슬픔을 참으며 북을 치는 전통은 의미가 크다. 살아남은 자가 세상을 떠나보내는 행진의 북소리에 힘입어 죽은 자 모두가 이 세상보다 더 좋은 곳으로 편안히 가길 빈다. 

Yes, death is scary and disgusting. But what shall we do? To die is the fate of the born. In this regard, the tradition of battering the drums with holding back sorrow is significant when the people in Can Tho lead the dead to the grave.  I pray that all the dead will go safe and easy to a better place than this world thanks to the drumming of the march that the survivors send away.        


keyword 껀터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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