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행복의 샘 Spring of Hope & Happiness

유기열 베트남 88-껀터에선 비오는 날에도 우산 받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Hard to see anyone who uses an umbrella even on a rainy day in CanTho) 본문

스크랩-브런치 글,유기열의 베트남

유기열 베트남 88-껀터에선 비오는 날에도 우산 받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Hard to see anyone who uses an umbrella even on a rainy day in CanTho)

futureopener 2019. 5. 20. 12:16
SMALL



한국에서 가져가서 산책할 때 받는 우산


베트남 껀터에선 비오는 날에도 우산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산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비오는 날에도 우산 받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다. 1년 중 반절가량이 우기이고, 우기엔 거의 매일 비가 오는 나라인데 왜 그런가? 비가와도 우산 받을 여건이 안 되고 비옷을 입는 게 편리하기 때문이다. 

In Can Tho, Vietnam, umbrellas are not much needed even on rainy days. Rather, the umbrella is cumbersome. It is very rare to see anyone who uses it even on a rainy day. Why is it that half of the year is in the rainy season, and it rains almost every day in the time? It is because it is convenient to wear raincoats while it is not be able to use an umbrella in circumstances.


껀터시 비오는 날 모습


하지만 껀터에서도 걸을 땐  비가 오든 안 오든 우산은 필요하다. 비가 올 땐 우산으로 쓰고, 햇볕이 따가울 땐 양산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올 때 비옷을 입고 걸으면 너무 덥고 답답하며, 습하고 끈적거려 우산 받는 게 훨씬 좋다. 반면에 한 낮 태양이 이글거릴 땐 강한 햇빛을 가릴  필요가 있는 데 우산으로 햇볕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특히 여기 껀터 사람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그러니까 비가와도 우산받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비가 오면 우산을 받는 대신 비옷을 입는다. 

열대지역인 여기는 비가 잠깐 오고, 비가 올 때는 강풍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 세서 걸어 다니면서도 우산받기가 힘들다. 비가 올 때 비옷이 없으면 잠깐 피하는 게 상책이다. 조금 기다리면 비가 그치고, 언제 비가 왔냐고 비웃기나 하듯 해가 쨍쨍 거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또한 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길을 걸어 다니는 사람은 관광 온 외국인 정도다. 직장 안, 자기 집 주변, 상가 주위, 공원, 시장이나 마트, 행사 장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걷지 않는다. 그러니 비가와도 비 맞을 걱정이 별로 없다. 급해서, 비가 오는 중에 떠나고 싶으면 비옷을 입으면 된다.

그래서 베트남인은 오토바이 좌석 아래 트렁크엔 반드시 비옷을 넣어가지고 다닌다. 비옷이 껀터에서는 휴대품 1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베트남에 올 때 이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베트남에 올 때 비옷은 놓고 오고 대신 우산을 가져왔다.

처음엔 우산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생활이 안정되고, 주변 사정에 밝아지면서 서울에서 한강변을 산책하던 대로 주변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늦은 오후 구름이 끼었으나 멋모르고 산책을 나갔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마땅히 피할 곳이 없었다. 새로 지은 학교 앞 길가에 헛간 같은 곳이 있었다. 어둠 속 그곳에서 비를 피했다. 그러나 바람이 세차게 부니 비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옷과 몸은 비에 젖어도 괜찮은데 스마트폰이 문제였다. 호주머니 속에 넣어둔 비닐봉지가 생각났다. 그것을 꺼내 스마트폰 등을 켠 뒤에 비닐봉지 속에 넣었다. 다행히 빗물은 들어가지 않았다. 

30여분 지나니까 소낙비는 그치고 바람도 잠잠해졌다.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오토바이 오가는 소리를 벗 삼아 혼자 어둠 속을 걸었다.


그 뒤로 우산 쓸 일이 생긴 셈이다. 우기엔 산책을 할 때 우산을 갖고 나간다. 산책하다 비가 오면 우산을 받고 어둠 속 빗속을 걷곤 한다. 운동화가 질척거리고, 옷이 젖어도 좋다. 


얼마 전 다낭을 여행할 때도 우산을 가지고 갔다. 비를 피하기 위해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따가운 햇볕을 가리는 양산으로는 사용했다. 다낭의 미케(My Khe)해변, 바나 힐, 호이 안에서는 양산을 받는 여행객도 가끔 눈에 띄었다.



바나 힐 양산 받고 구경하는 관광객

나는 쓸모없을 것 같은 우산을 지금은 산책할 때 아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디서는 전혀 쓸모없지만, 환경에 적응을 잘 하거나, 사람을 잘 만나거나, 삶의 공간을 잘 바꾸면 아주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존재 이유가 있다. 다만 이유를 모르거나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자기 존재 이유를 찾으면 사람답고 자기다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런 사람은 행복하고 그런 인생은 가치 있고 보람 있다. 

Every being in the world has a reason for its existence. But we just don’t know or can’t find the reason. You can live a human & yourself-like life if you find the reason for your existence. Such a man is happy and such a life is worthwhile and rewarding.

keyword 껀터 우산 산책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