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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르완다 49] 여인의 한에 숨죽인 분요니 호수 본문

르완다-Rwanda in Africa

유기열의 르완다 49] 여인의 한에 숨죽인 분요니 호수

futureopener 2013. 11. 1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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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 Bunyoni lies in south western Uganda between Kabale and Kisoro close to the border with Rwanda.

The lake is very calm, and has 29 islands. one of the islands, there is Akampene, called punishment in English.

The Bakiga used to leave unmarried pregnant girls on this small island with a lone tree.

They shall die of hunger or while trying to swim to the mainland.

The lake appears on the 5,000 Ugandan shilling note under the title "Lake Bunyonyi and terraces".

 

카누를 타면서 바라본 분요니 호수

 

 
여인의 한(恨) 때문인가? 바람이 쉬며 가는 냥 한다. 수면을 일렁이는 물살도 눕는 듯하다.
호수는 잔잔하다 못해 고요하다. 주변의 산들마저 적막하다. 카누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냥 만사를 잊고 물위에 눕고 싶었다.
Bunyoni(분요니)라는 호수이름은 작은 새들이 많이 사는 곳이란 뜻이다. 하지만 하루 밤을 보내고 나도 새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호수크기는 대략 길이25km, 너비7km정도다. 호수 면은 해발 1962m이며 깊이는 40~900m다. 병풍처럼 둘러진 주위의 산들은 해발2,200~2,500m다. 농민들은 그 높은 산에 계단식 밭을 일구어 감자, 옥수수, 밀, 양배추 등의 농사를 짓고 있다.

   
 
  숙소에서 바라본 호수  
 
호수입구에는 Hotel Birdnest가 있다. 1인 1일 숙박비가 110달러로 비싸, 조금 안 쪽에 있는 Crater Bay Cottages로 갔다. 욕실, 화장실 등이 갖추어진 원형의 방갈로 한 채의 숙박비는 40달러였다.
열대나무들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호수풍경, 호숫가를 따라 오솔길처럼 나 있는 산책로,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야외식당도 맘에 들었다.
여장을 풀고 좀 쉬었다. 종업원이 와서 호수에서 카누를 하지 않겠냐고 물어서 좋다고 했다. 요금은 3만 실링(약 12달러)을 냈다. 가이드는 18살 먹은 소년이었다.
카누는 큰 통나무 하나를 잘라 속을 파내서 만들었다. 크기는 대략 길이7~10m, 깊이50여cm, 너비50여cm이다.

   
  가이드와 카누
 
가이드를 따라 카누에 타고 노(Row)를 저었다. 구명조끼도 입지 않았다. 별도의 어떤 안전장비도 없었다. 카누에 있는 건 달랑 노 2개가 전부였다. 괜찮으냐고 물었더니 가이드는 웃으며 몇 년간 일해 왔는데 아무 문제없다고 했다.
호수는 정말 잔잔하고 고요했다. 노 저을 때 나는 물소리가 호수의 정적을 깰 뿐이었다.
호수를 돌며 2개의 섬을 올라가 보았다. 그 중에 Kyahugye 섬이 있다. 섬 크기는 약 30ha이다. 섬 중에서 유일하게 얼룩말, 양(Impalas) 등의 야생동물이 산다.
아름다운 자연과 잘 가꾸어진 정원 속에 스위스풍식 산장이 있으며 캠핑장과 식당 등 숙박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섬 중앙과 둘레로 산책로도 잘 나 있다. 섬을 빙 둘러가며 물가로 파피루스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데 퍽 인상적이었다.
저녁노을이 깔리니 호수는 더욱 아름다웠다. 호수의 풍광에 취해서였을까? 3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kYahugye 섬의 식당 등 시설과 야외 농산물 저장고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니 전기불빛이 열대식물과 어둠사이로 새어나왔다.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저녁식사를 하였다. 오믈렛, 샌드위치, 과실샐러드, 음료수를 17,000실링 주고 먹었는데 가격에 비해 맛이 괜찮았다.
호수 안에는 29개의 섬이 있다. 이 중에 아캄펜(Akampene)이라는 섬이 있다. 형벌의 섬(Punishment island)으로 이 작은 섬에는 나무가 딱 한그루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나무를 외로운 나무(A lone tree)라고 부른다.
옛날에 Bakiga족 사람들(People of mountains 즉 산에 사는 사람들로 예절이 바르다.)은 결혼하지 않은 처녀가 임신을 하면 이 섬에 유배를 시켰다.

   
 섬둘레에 자라는 파피루스
 
가엾은 처녀들은 헤엄쳐 육지로 도망 나오지 못하면 그 섬에서 외롭고 고통스런 삶을 살다가 굶어 죽었다. 분명 여인의 한이 하늘 끝까지 서려 있으리라.
그 섬에 사는 아가씨들 중에 운이 좋은 아가씨도 있다. 신부에게 돈(주로 소를 준다)을 주고 결혼할 수 없는 총각들이 와서 맘에 드는 아가씨를 데려가기 때문이다.
20세기 중반에 처녀를 유배시키는 제도는 없어졌지만 지금도 가난한 총각들이 섬에 사는 처녀를 데려와 사는 일이 종종 있단다.
그 섬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야기를 듣는 순간 외딴 섬에서 형벌을 받다가 죽어간 아가씨들의 슬픔, 고통, 원한 등에 소름이 끼쳤다. 어찌하여 이토록 아름다운 호수에 그토록 슬프고 아픈 이야기를 간직한 섬이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처녀의 한에 숨죽인 듯 고요한 분요니 호수! 우간다 5,000실링 지폐에 “LAKE BUNYONI AND TERRACES"라는 글과 함께 실려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제 슬프고 아픈 이야기는 끝내고 대신에 앞으로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랑의 이야기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으면 한다. 오가는 길은 다소 힘들어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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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분요니 호수는 우간다 남서지역의 카발레(Kabale)에서 약10km 떨어진 곳에 있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카발레까지는 버스로 8~10시간정도, 르완다와의 국경 가까운 기소로(Kisoro)에서는 차로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무산제까지 버스로 2시간, 무산제에서 기소로까지 차로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 따라서 우간다에 있지만 거리와 시간상으로는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가는 것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가는 것보다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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