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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131-베트남인은 곤달걀을 버릴까 아니면 먹을까?(Shall the Vietnamese throw away or eat the spoiled eggs just before hatching?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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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131-베트남인은 곤달걀을 버릴까 아니면 먹을까?(Shall the Vietnamese throw away or eat the spoiled eggs just before hatching?

futureopener 2020. 3. 3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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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아 껍질을 벗겨내 썰은 곤달걀과 양념장



베트남에선 곤달걀이 버젓한 음식이다. 거리식당은 물론 호텔 식당에서도 곤달걀이 음식으로 나온다. 재래시장에서는 곤달걀을 맘대로 살 수 있으며, 곤달걀 가격이 일반 달걀 값보다 약간 비싸다.

In Vietnam, the spoiled eggs on the verge of hatching are a deserved food. Not only street restaurants but also hotel restaurants serve them as food. In traditional markets, you can buy the spoiled eggs at will, and the price of the spoiled eggs is a little higher than the normal egg price.    




위로부터: 껍질을 벗긴 삶은 곤달걀,  거리식당에서 국수와 함께 나온 껍질이 붙은 곤달걀,  껍질을 벗겨 칼로 썰은 곤달걀 내부


곤달걀은 부화(孵化-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옴) 직전의 알이다. 알이 곯거나 정상이 아니어 병아리가 되지 못한 알이어서 날로는 먹지 못하고 삶아서 먹어야 한다. 베트남에서는 곤달걀을 쯩빗론(trứng vịt lộn) 또는 호빗론(hột vịt lộn)이라고 하며 삶아서 즐겨 먹는다.  


나 역시 베트남에 간지 1개월이 갓 지난 2017년 9월 28일에 멋모르고 곤-계란을 처음 먹었다. 메콩델타에 있는 하우장도의 초청을 받고 그곳에서 개최한 쌀 세미나(Rice Seminar)와 메콩델타 개발총회(Mekong Delta Development Conference)에 참석하였다. 총회가 끝나고 봉센 호텔(Hotel Bông Sen)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그때 특이한 음식이 있어 물었더니 삶은 곤달걀이라고 하였다. 맛과 영양이 좋은 고급음식이라고 했다. 곤달걀이라는 말이 음식으로 어울리지 않았고, 외관상 다소 거부감이 있이 있어 망설였다. 그러자 베트남 일행이 먼저 먹으며 맛을 보라고 권하여서 눈 찔끔 감고 먹었다. 털 같은 이물질이 씹히는 질감이 소름 돋을 것 같았지만 맛은 괜찮았다.    


그 뒤 껀터시의 거리식당에서 국수를 먹는데 음식과 함께 껍질을 까지 않은 채로 곤달걀이 나왔다. 어떻게 먹느냐고 물었다. 국수 파는 아주머니는 달걀 한쪽 끝의 껍질을 깨서 구멍을 내고, 그곳에 소금이나 소스(식초+소금+마늘+고추+생강+향초 등을 섞은 양념장)를 넣어 차 수저(Tea spoon)로 퍼 먹으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일러준 대로 먹었다. 봉센 호텔식당에서 먹은 것보다 즙이 있어 팍팍하지 않고 따뜻하며 이물질이 씹히는 느낌도 적을 뿐만 아니라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아서 그런지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맛도 괜찮았다.    


재래시장에서 달걀을 사는 데 보통 달걀보다 값이 비싼 달걀이 있었다. 물어보았더니 곤달걀이라며 달걀 파는 아주머니가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주머니의 쑥스런 웃음은 곤달걀이 남자정력에 최고라는 뜻 때문이었다. 일반 달걀가격은 품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재래시장에서 10개에 약30,000동이고, 곤달걀 값은 35,000~40,000동으로 일반달걀보다 값이 약간 비쌌다.    


아주머니의 수줍은 미소에 38,000동을 주고 곤달걀 10개를 샀다. 집에 와서 저녁에 곤달걀 1개를 삶았다. 껍질을 벗겼다. 검붉은 색의 즙이 흘러나왔다. 물로 씻어냈다. 일반 달걀과 달리 겉이 고르지 않고 하얗지도 않았다. 겉에 실핏줄 같은 게 있었고 위아래는 노랗고 가운데는 하얀 색에 가까웠다.     

칼로 잘라보았다. 생기다 만 병아리 형체와 아주 미세한 잔털 같은 게 보였다. 칼로 자르기 전에는 먹는 거부감이 적었지만 자른 것을 보니 먹기가 고약스러웠다. 그러나 이미 호텔과 식당에서 먹어본 음식이니 먹자며 양념장을 만들어 찍어서 먹었다.     


한국에서도 70년대 이전 시골에서는 암탉이 알을 품어(抱卵) 병아리를 생산했다. 이때 병아리가 나오지 않은 알 즉 곤달걀을 허리 아픈데 좋은 거라고 하면서 버리지 않고 시골 사람들은 삶아서 먹기도 했다. 지금 베트남인들이 먹는 곤달걀과 같은 것이다.    


곤달걀은 현대 한국인에게는 혐오식품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호텔식당과 거리식당에 이르기까지 곤달걀 요리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음식이다. 이것은 베트남뿐만 아니다. 동남아의 필리핀, 태국, 중국 등에서도 곤달걀 요리는 대중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에 편견을 가지면 가질수록 맛있고 독특한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전통음식을 맛볼 기회는 그만큼 더 줄어든다. 음식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음식을 맛보자. 그렇게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욱 멋지고 재미있는 삶이다. 

The more prejudiced you have in food, the less chances you have to taste the various traditional foods from different countries that are delicious and unique. Let's get rid of the prejudice on food, and taste traditional food from many countries around the world. Doing so is a more wonderful and more fun life than it is not.  

  

필자 주 

1. 베트남의 곤달걀은 달걀은 물론 오리 알도 있다. 

2. 시장서 팔거나 식당음식으로 나오는 곤달걀이 암탉이 자연부화 할 때 생긴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인위적으로 만든 것인지는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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