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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르완다42]기상천외 대중교통..기다림과 인내의 미학 본문

르완다-Rwanda in Africa

유기열의 르완다42]기상천외 대중교통..기다림과 인내의 미학

futureopener 2013. 10. 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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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experienced waiting for a bus to depart  4 hours after ticketing. 

Also, a car carried 8 persons, on which I got.

 

문제의 버스와 매표인

 

영업용 승용차에 8명이 타 본 일이 있는가? 버스를 4시간 기다려 보았는가? 우간다 여행 때 경험한 일이다. 이런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우간다 여행 첫날 기소로(Kisoro)라는 국경인근의 작은 도시에 갔다. 12시 30분이 안 된 시간인데 수도 캄팔라 행 버스가 없었다. 구경할 곳도 없고 시간을 아낄 겸 가까운 카발레(Kabale)로 이동하였다. 물론 그곳으로 가는 버스도 없어 승용차(인가받은 택시는 아니다.)를 이용했다. 거리는 75km정도이고 요금은 1인당 13,000실링(1달러는 약 2,500실링이다)이었다.

차 안에 2사람이 앉아 있었다. 내가 탄 뒤 바로 또 한 사람이 탔다. 기사를 포함 5명이 되었다. 허나 택시는 출발을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생각을 하고 정원이 다 탔는데 왜 출발을 안 하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뒷좌석에 4명이 타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1명이 더 탔고 택시는 출발을 했다.

   
 
  앞 좌석에 4명이 탄 모습 2013-08-06

택시는 조금 달리더니 조그만 가게 옆에 멈추었다. 거기서 2명을 더 태웠다. 앞좌석에 앉아 있던 뚱뚱한 손님을 뒷좌석으로, 뒷좌석의 호리호리한 손님을 앞좌석으로 옮겨 타도록 했다. 그렇게 하여 앞좌석에 기사를 포함 4명이 탔다. 기사는 오른쪽 창으로 몸을 기대고 운전을 했다. 승용차에 8명이 탄 셈이다. 황당했다. 그러나 내가 할 일은 딱 한 가지, 맘에 안 들고 위험하다고 여기면 내리는 것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꾹 참고 꽉꽉 찡겨서 갔다.

8명이 탄 차는 매연을 엄청나게 뿜어대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해발 2000m를 넘는 산악지대를 곡예 하듯 달렸다. 길은 2차선이고 설악산의 한계령, 미시령 길보다 더욱 꾸불꾸불 했다. 그래도 낯선 초행길이라 차창 밖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애쓰다 보니 목적지에 쉬 도착한 기분이었다. 약 1시간 40분이 걸렸다.

승용차에 8명이 타고 가는데 승객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기는커녕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경찰의 제지도 받지 않았다.

   
 
마라라의 텅빈버스 정류장 2013-08-11
 
우간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었다. 마라라(Mbarara)에서 기소로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버스파크(우간다에서는 터미널이라는 말 대신에 파크-Park라고 한다.)에 갔다. 오전 7시30분이었다. 매표소에 가서 기소로 행 버스를 알아보니 9시 30분에 첫 버스가 있다고 했다.

주변 구경이나 하려고 나가고 있으니 청년이 와서 버스가 곧 출발한다며 안내했다. 한 남자가 버스 앞에서 표를 팔았다. 출발시간을 물었더니 8시라 했다. 20,000실링을 주고 표를 산 후 버스에 올라가 앉았다.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쾌 많이 타고 있었다.

그런데 8시 10분이 되어도 버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버스안의 승객들은 모두 조용히 앉아 있었다. 9시가 되어도 출발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려가 표를 판 사람에게 물었더니 9시 30분에 출반한다 했다. 8시에 출발한다 해서 표를 사고 버스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이가 없었다.

   
 
뱀처럼 구불거리는 산 길 2013-08-12
 
문제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버스에 올라가 앉아 있었다. 9시 30분이 되었다. 그 때 버스 한 대가 왔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의 거의가 내려 새로 온 버스로 갈아탔다. 이유를 물었더니 수도 캄팔라에 가기 위해서라고 했다. 캄팔라 행 버스는 손님을 태우고 반대편 방향으로 가버렸다.

화가 났다. 참으려고 했지만 참을 수가 없었다. 내려가 매표 인에게 항의를 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중년의 한 신사가 나왔다. 왜 그러냐고 물었다. “7시 30분경에 8시 버스라 해서 표를 사고 기다리는데 지금 9시 30분이 되어도 버스가 출발하지 않는다. 이럴 수가 있냐?”고 했다.

중년신사는 버스 옆에 쓰여 진 글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세요. 여기 62명이 타야 버스가 간다고 되어 있잖아요? 승객이 다 차야 가요.” 가리킨 문제의 글귀는 "Licenced o carry 62 passengers"였다. 글귀의 o는 to의 t가 떨어져 나가고, Licensed 대신 Licenced로 표기한 것은 과거 미국보다 영국과 유럽의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숨을 고르고 나는 현지인들에게 빙 둘러싸인 채 중년신사를 향해 말했다. “My friend, What? This means, I think, this bus can carry 62 passengers, but does not mean it should depart after being full of 62 passengers." 내 말을 들은 중년신사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슬며시 떠났다. 그리고 모였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떠났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었다. 버스는 그대로 정차해 있고 승객은 체념 한 듯 앉아 있었다.

   
 
  62인승 버스라는 글귀  
 
이야기를 하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기다린 지 3시간이 되는 10시 30분경에 버스는 출발을 했다. 그래도 버스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허! 이건 또 뭐람? 한 5분정도 갔을까? 버스는 주유소에 정차를 했다. 처음엔 주유를 위해 그런 줄 알았다. 헌데 30분이 지나도 버스는 출발하지 않았다. 차장은 버스운전석 옆 빈 자리에 액체가 든 것으로 보이는 노란 플라스틱 통을 5~6개 실었다.

시간이 약일까? 11시 30분경에 드디어 버스는 주유소를 나와 기소로를 향해 갔다. 표를 사고 기다린 지 4시간 만이다. 누구하나 불평하거나 뭐라고 하지 않았다. 물었더니 언제나 그런다고 했다. 이런 일이 일상적인 일이라는 것에 할 말을 잃었다.

대중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은 우간다를 여행하다보면 버스를 1~2시간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도시와 도시를 운행하는 직행버스도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손님이 버스에 만원이 되어야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해도 정원초과 등의 무리한 운행을 감수해야한다.

여행 중 직행버스를 많이 탔다. 버스 안에는 피부가 검지 않은 외국인은 오직 나 한사람뿐이었다. 상식 밖의 일도 경험했지만 그래도 현지인과 살을 부비고 어울리며 그들의 삶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기다림, 느림, 불편함, 인내... 이런 말의 의미를 되새김질 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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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KI YULL YU(유 기 열, 劉 璣 烈)

Professor of ISAE and Koica WF Advisor,
Room 217, Crop Sciences Department,
ISAE( Higher Institute of Agriculture and Animal Husbandry),
Busogo Section, P.O. Box 210, Musanze,
Rwanda
e-mail : yukiyull@hanmail.net
yukiyull@isae.ac.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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