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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 97-껀터에서 보는 슬리퍼 위력(Kiyull Yu's Vietnam 97-The Power of slippers in Can Tho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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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베트남 97-껀터에서 보는 슬리퍼 위력(Kiyull Yu's Vietnam 97-The Power of slippers in Can Tho )

futureopener 2019. 7. 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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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로 붐비는 껀터시내, 아가씨의 슬리퍼 이색적


나는 껀터에 오기 전까지는 슬리퍼는 주로 실내에서 신거나 가까운 곳을 산책하는 데 신는 신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껀터에서는 그렇지 않다. 여기서는 실내와 실외를 가리지 않고 슬리퍼를 애용한다. 오토바이를 탈 때도 많이 신는다. 내 짐작으로는 오토바이 타는 사람의 50%이상이 슬리퍼를 신고 있다.

Until I came to Can Tho, I knew that ‘Slippers are usually worn indoors or used to walk close by. But that's not the case in Can Tho. Here people wear slippers regardless of indoors and outdoors. A lot of people wear slippers even riding a motorcycle. My guess is that more than 50 percent of motorcyclists wear slippers.    


슬리퍼를 신고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위부타): 두아이와 엄마, 시내 중심가, 메콩강가로 놀러온 젊은이들

베트남 껀터 사람이 슬리퍼를 신고 오토바이를 탄다면 많은 한국인은 믿지 못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이 적은 데다 도로가 차와 사람위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은 경찰이나 오토바이 애호가, 퀵서비스 하는 사람들 정도다. 

경찰은 경찰전용 긴 부츠를 착용한다. 일반 사람들은 대부분 오토바이 전용신발이나 구두를 신는다. 헬멧((helmet)을 쓰고 옷도 유별나게 입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린다.


그런데 베트남 껀터에 오니 전혀 딴 판이었다. 걸을 수 있는 사람 중 어린이를 빼고는 누구나 오토바이를 탄다. 헬멧은 법규로 쓰도록 규정되어서 모두 쓰고 오토바이를 탄다. 그러나 옷과 신발은 자유다. 

옷은 편리하게 원하는 데로 입으면 된다. 예쁜 아가씨가 아오자이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모습은 멋있다. 

신은 구두, 하이힐, 운동화나 슬리퍼 등 다양하다. 공식 통계자료는 못 봤지만 내가 본 달관조사로는 오토바이 타는 사람의 50% 넘게 슬리퍼를 신는다. 슬리퍼도 좋지 않다. 남자는 물론 여자, 아가씨들도 그렇다. 가끔 맨발의 청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슬리퍼를 신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오토바이 전용신발은 소득 수준에 비해 비싸다. 한국 인터넷 상가에 들어가 보았더니 오토바이 전용신발 광고가 많았다. 비싼 것은 백만 원이 넘었다. 공무원 최저임금(2019.07.01기준, 출처; 비나한인)이 1,390,000동(한화: 약75,000원)에 불과한 베트남에서는 이런 신은 그림의 떡이다. 이런 특수한 전용신발은 물론 일반 오토바이 전용신발도 신지 않는다. 아직까지 오토바이 전용신발을 신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을 못 봤다.


둘째 슬리퍼를 신고 타도 그다지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여유도 안 되지만 오토바이 신발에 관심도 별로 없다. 관심이 있어도 오토바이 전용신발을 신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셋째 우기엔 비가 매일 오다보니 대체로 양말을 신지 않는다. 맨발로 일상생활을 하기 때문에 긴 부츠나 구두보다 슬리퍼가 더 실용적이다. 비를 맞아도 쉬 마르고 끈적이지 않는다. 긴 부츠나 구두는 오히려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다.


넷째 껀터에서는 슬리퍼가 꼭 실내에서만 신는 게 아니라 밖에서 신고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예의에 어긋나지도 않는다. 맨발로 오토바이를 타기도 한다.


어린 시절, 내가 크면 오토바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태우고 신작로를 신나게 달려보겠노라고 다짐했다.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내가 살던 시골 집 앞에는 하천을 따라 강둑길이 길게 나 있었다. 옆 들판에는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물결을 이루었다. 강둑길엔 저녁노을을 받으며 코스모스가 하늘거렸다. 그런 때였다. 가끔 그 길을 청춘남여가 꼭 껴안고 오토바이를 타고 신나게 달렸다. 그러면 뿌옇게 먼지가 일었다. 그 먼지마저 아름답게 보였다. 그런 땐 으레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 언제 나는 저렇게 할까?’ 중얼거리며 부러워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도 난 아직 오토바이를 못 탄다. 물론 그런 작은 바람도 이루지 못했다. 자동차 운전을 할 여건이 아니고 꼭 오토바이를 운전해야 되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배워서 어린 시절의 소박한 바람을 이루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토바이 대신 자동차가 더 필요해서 자동차 운전을 하게 되었고, 가족들이 위험하니 하지 말라고 해서 오토바이 운전을 배우지 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껀터에 온지 얼마 안 되어 껀터대교까지 걸어서 산책을 하다가 길을 잘 못 들었다. 몇 시간을 걷다보니 피곤하였다. 시간도 많지 않았다. 버스도 없었다. 베트남 말도 못하고 택시 부르는 방법도 몰랐다. 정말 난감했다. 주위에 오토바이를 타는 아가씨가 있었다. 궁즉통(窮則通)이라 했던가! 염치체면 불구하고 스마트폰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여 그 아가씨에게 집에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아가씨는 주저하다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아가씨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메콩강가 좁은 길을 달려서 집에 왔다. 생각보다 안전하고 편안했다. 누구나 슬리퍼를 신고도 오토바이를 타는 베트남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베트남사람들은 내가 어린 시절 하고 싶었던 일의 하나를 매일이다시피 하면서 살고 있는 셈이다.


편하고 편리하면 그만이다. 슬리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비가 잦은 이곳에서는 슬리퍼가 제격이다. 슬리퍼가 경제적이고. 실용적이다. 슬리퍼도 없으면 오토바이를 맨발로 타면 된다. 

If it's convenient and comfortable, that's all. Slippers are enough. Rather, slippers are a good choice in this rainy region. Slippers are economical and practical. Without even slippers, they ride a motorcycle with barefoot. 


슬리퍼를 방이나 사무실에서만 신는 다는 것은 여기서는 완전히 편견이다. 산책할 때도 신고, 길을 걸을 때도 신는다. 슬리퍼 신고 여행을 하고 산을 오를 때도 신는다. 슬리퍼를 신고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오토바이도 탄다. 껀터에서 슬리퍼는 다양하고 새롭게 위력을 떨치고 있다.

It is completely biased here for people to wear slippers only in the room or office. People here wear slippers even both taking a walk and walking on the street. They wear slippers when they travel and climb mountains. It is very natural and comfortable for them to ride a motorcycle wearing slippers. The power of the slippers in Can Tho is diverse and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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