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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38-겨우살이. 행복 희망의 꽃말, 입맞춤의 허니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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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씨알여행 138-겨우살이. 행복 희망의 꽃말, 입맞춤의 허니문?

futureopener 2012. 1. 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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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는 쑥 개떡 닮고, 열매점액은 접착제로 사용해도 돼
겨우살이는 늘푸른떨기나무로 반기생식물(半寄生植物)이며 암수딴그루다. 녹색 잎이 있어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일정부분 스스로 양분을 만들고 부족한 양분은 숙주(宿主)나무에서 얻어 살아간다. 여름철 숲이 무성할 때는 나무 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다가 낙엽이 지고 나면 쉽게 볼 수 있다. 앙상한 나무의 높은 가지에 까치집처럼 매달려 있다.

   
   
꽃은 가지 끝 잎 사이나 가지가 갈라지는 곳에서 4월경에 노랗게 핀다. 꽃은 1송이가 피기도 하나 주로 3~5송이가 모여 핀다. 5송이가 피는 때는 십자마주나기를 한다. 꽃받침과 꽃잎이 따로 없고 하나로 합쳐 있으며 4개로 갈라지는 갈래꽃이다. 꽃 아래에 굽이 낮은 접시모양의 포가 있는데 이것 역시 노란색이다.

추운 겨울을 겨우겨우 살아간다하여 겨우살이라 했다는 설은 좀 그렇다. 왜냐면 실제로 겨우살이는 겨울을 힘겹게 살아가지 않고 오히려 높은 나무 위에 하늘 가까운 곳에서 푸르고 싱싱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겨울에 사는 나무라는 겨울사리나 겨울살이가 겨우살이로 변했다는 설이 더 합당한 듯하다. 다른 이름으로는 겨울에도 푸르다 하여 동청(冬靑)이라 부르기도 한다.

열매는 둥글다. 위 가운데에 검은색이나 갈색 돋음 점이 있으며 그 주위에 4개의 가로로 된 갈색이나 검은색 짧은 막대 모양의 도드라진 무늬가 둘러져 있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고 익으면 연노란 색이다. 크기는 지름 7~9㎜다. 광택은 없고 겉은 매끄러운 편이다. 물에 가라앉으며 맛은 무맛이다.

   
  떨어져 터진 열매와 씨  
열매는 한 이삭에 1~5개가 달리는데 5개가 달릴 경우 십자마주나기로 달린다.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거나 갈라지지 않는다. 녹색일 때는 단단하나 익으면 말랑말랑하다. 누르면 아래가 터지거나 껍질이 찢어지며 희멀건 끈적거리는 점액이 씨와 함께 나온다.

열매살은 점액질이며 마르기전에는 아주 미끄럽고 접착제처럼 끈적여서 종이나 편지봉투도 붙일 수 있다. 붙인 자리가 마르면 잘 안 떨어진다. 점액질이 묻은 씨를 한 손에 잡고 다른 손으로 점액질을 묻혀 잡아당기면 50cm이상까지 실모양의 줄을 만들 수 있다. 잘 안 끊어진다. 열매껍질은 반투명하여 안의 씨가 내비치기도 하며 비닐 같고 두께는 0.1~0.2㎜로 얇다. 열매에는 1개 씨가 들어 있다.

열매에서 갓 빠져나온 씨는 점액질의 열매살에 쌓여 있고 마르면 아래서부터 양쪽으로 흰색의 선이 사선으로 나 있어 마치 잎맥처럼 보인다. 그대로 마르면 열매살은 씨와 한 살이 되고 긁으면 부스러기로 떨어지거나 뱀허물처럼 벗겨진다. 그러면 연하고 부드러운 쑥 개떡 같은 씨가 나온다. 마르지 않은 씨는 연하고 수분이 많고 잘 썰어지거나 쪼개진다.

   
  씨 속의 배  
씨는 쑥 개떡을 닮았으며, 납작한 달걀형과 모서리가 무딘 긴 네모 2가지가 있다. 납작한 달걀형은 아래의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 있고 위로 골이 조금 나 있으며 위 끝 가운데에 작은 돋음 점이 1개 있다.

모서리가 무딘 긴 네모모양은 아래 가운데가 들어가고 위 끝까지 세로 골이 나 2조각이 붙은 모습을 하며 위 양쪽에 각 1개씩의 작은 돋음 점이 있다. 씨 안에는 아래가 좀 굵고 연노란 색이며 위가 녹색인 작은 막대 모양의 배가 있는데 2조각으로 붙은 모습을 한 씨는 배가 2개 들어 있다. 쌍둥이 씨인 셈이다.

씨 색은 진한 녹색이나 수박색으로 초기와 익은 후가 크게 다르지 않다. 호박씨 색과 비슷하다. 크기는 길이 5~6㎜, 너비 3.5~4.5㎜, 두께 1.5~2.0㎜이다. 광택은 없고 겉은 매끄러운 편이다. 물에 가라앉는다. 맛은 약간 쓰고 떫으며 씹고 나면 약간 아리다.

   
  열매  
겨우살이 열매와 씨는 날개가 없어 멀리 높이 날아갈 수 없다. 엘라이오솜도 없어 개미나 곤충에 의한 이동도 어렵다. 갈고리나 가시도 없어 동물 등에 붙어 여행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키 큰 나무의 높은 가지 위에서 보란 듯이 떵떵거리며 산다. 어떻게 그런 삶이 가능할까?

새들이 씨를 옮겨 심는다. 새들은 겨우살이 열매를 무척 즐겨 먹는다. 새가 먹고 멀리 날아가 배설을 하면 배설물이 나무 위에 떨어지게 된다. 끈적이는 점액질로 된 겨우살이 열매살은 소화가 잘 안 되어 높은 나무 가지 등에 잘 붙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새들이 열매를 먹을 때 부리나 몸에 열매가 통째로 붙어 이동한다.

겨울철 겨우살이가 사는 숲을 걸어보면 가끔 겨우살이 씨가 다른 나무열매 씨와 섞인 배설물을 볼 수 있다. 동시에 땅바닥이나 나무 가지에 겨우살이 열매 몇 알이 뭉쳐서 떨어져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집을 떠난 겨우살이 씨는 조건이 맞으면 거기서 싹을 내어 보금자리를 만들게 된다.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대신 새를 이용하여 겨우살이는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자손을 떠나보낸다.

   
  점액질을 늘어뜨린 모습  
겨우살이에는 항암성분이 있다하여 항암약재로 많이 쓰인다. 겨우살이에 들어 있는 물질은 알칼로이드,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등과 함께 올레아놀산, β-아미린, 메소니노시톨, 비스신, 옥시다아제, 세칠알코올, 미리스트산, 페닐아민, 프로피오콜린, 아세틸콜린, 팔미트산에스테르 등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적으로 겨우살이의 항암 기작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서양 모두 겨우살이를 신성의 약초로 여긴 것만은 맞는 듯하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간질병 예방을 위하여 겨우살이를 어린이 목에 걸거나, 사악한 기운을 막고 행운을 불러들이기 위하여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문에 걸어놓기도 한단다.

꽃말이 행복, 안전, 희망으로 겨우살이 아래서 남녀가 입맞춤을 하면 결혼을 하게 된다 하여 피앙세들이 그 아래서 즐겨 키스를 하기도 한단다.

겨우살이 열매즙은 점성이 아주 좋아 풀대용으로 종이를 붙여도 된다. 한 번 붙어 굳으면 잘 안 떨어진다. 혹시 겨우살이 열매를 줍거든 실제로 한 번 종이든 편지봉투 등 붙여보라. 그럼 ‘아~ 이럴 수가, 정말 그러네.’ 하면서 놀라는 기쁨을 맛보리라.

씨                                                                        콩배 나무 위에서 자라는 새싹

 

[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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