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감상

이미 내년 봄맞이 준비를 끝낸 목련

futureopener 2008. 7. 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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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나무를 보노라면 놀라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면 철에 맞게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어떤 조건에도 적응하며 살아간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 궁금하여 그 궁금을 풀기위하여 

요즘엔 식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은  방학이고 약속도 없어 시간 적 여유가 있어 산책을 하였다.

우연히 목련 나무 아래를 걸었다.

위를 보니 열매와 다른 무엇이 달려 있어 보았더니

이게 무슨 일이람. 겨울꽃눈이 벌써 맺어 있는 것이 아닌가?

내년에 꽃을 피기 위하여 벌써 그 준비를 끝내놓은 것이다.

꽃눈은 4겹의 아린(芽鱗, 눈비늘)으로 싸여 있었다.

각 아린은 털이 많이 나 있었다.

4겹의 안 쪽에는 봄에 피는 꽃과 별반 다름이 없는 꽃잎이 질서있고 규칙적으로

포개어져 있어 마치 붓같았다.

아직 봄이 되려면 반 년이 더 남았는데 목련은 벌써 봄에 필 꽃을 만들어 놓고

그 꽃이 겨울에 얼어죽지 않고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겹겹히 털비늘로

싸고 있었다. 어떤  겨울 추위도 끄덕 없을 만만의 준비를 끝냈다.

목련은 이런데 나는 지금 여름을 보낼 준비도 못하고 있는 꼴이니

목련을 보기 부끄러웠다.

목련아. 이렇게 준비성이 크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네가 부럽고 장하구나.

나는 언제 너의 몇 분의 1일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살 수 있을 거나.

더위가 한창인 한 여름에 내년 봄맞이 준비를 끝낸 목련을 보며

준비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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